해외여행 90

로마 11일

점심으로 파스타를 먹고 저녁으로는 마파두부와 치킨을 먹었다. 중간에 맥도날드를 갔고 항상 먹는 레몬 젤라또는 상큼하고 시원했다.콜로세움부터 스페인 광장, 베드로 성당까지 쭉 걸었다. 엄청난 제국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몰락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로마도 봤다. 그 지푸라기는 꽤 오랫동안 종교인들의 욕심으로 끊어지지 않았고 화려한 교회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지금도 역시 착취와 수탈로 뺏긴 자신의 이야기를 찾으려는 시민들도 있었고 그와 무관하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로마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여행을 하고 있었다. 로마는 이탈리아만의 역사가 아니라 세계인들의 유산임을 확인했다. 역사 이후에 사는 나는 '대한민국이라는 하드웨어에 어떤 ..

도망친/이탈리아 2017.07.29 (4)

로마 10일

오늘은 바티칸에 다녀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주변도 보고 들어가려고 했는데 어제 또 3시가 넘어서 자는 바람에 일어나기가 힘들어 잠을 더 잤다. 그래도 8시 정도에는 일어나서 준비를 했다. 신발도 슬리퍼같은 샌들 뿐이고 바지도 짧은 것들 뿐인데 복장에 까다롭다는 말을 들어서 걱정을 했는데 기우였다. 아무 문제없이 잘 다녀왔다. 문제는 오늘 대중교통이 파업을 했다. 이렇게 꼬이나. 어떻게 가야하나 고민하다가 일단 빨래를 맡기기로 했다. 호텔 서비스를 이용하려 했는데 가격을 어마어마하게 후려쳐서 동네 빨래방을 찾았다. 구글 리뷰가 없어서 걱정했지만 무사히 빨래를 맡기고 버스를 타고 시내로 가는데 버스가 사람들로 꽉 찼다. 파업해서 다 몰렸나보다. 한참 후에야 버스가 출발했다. 스페인 광장에서 지하철을 타고..

도망친/이탈리아 2017.07.25 (2)

로마 8일

와우! 8인 호스텔을 예약했는데 4인실을 주셨다. 게다가 사람도 없고 바람도 잘 통하고 선풍기까지! 그래서 아주 편하고 쾌적하게 잤다. 전날 부족한 잠까지 몰아서. 오늘은 로마로 떠나는 날이다. 이탈리아의 마지막 도시 로마! 여름의 로마가 기대되기도, 걱정도 된다. 전에 왔을 때는 4월이었는데 그때도 무지하게 더웠다. 낮에 돌아다니기 힘들 정도로. 이번에는 어떨까? 나폴리에 더 있으려다가 로마를 더 즐기고 싶어서 아침 먹고 바로 출발할 수 있는 시간의 기차를 예매했다. 8시에 일어나서 20분정도 뒤척이다가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다. 풍성하고 굉장한 아침은 아니지만 스탭들이 정말 친절하게 챙겨줬다. 씨리얼, 토스트, 오믈렛까지.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차를 마시며 배를 채웠다. 오랜만에 차를 마..

도망친/이탈리아 2017.07.24 (4)

나폴리 7일

버스에서 내리고 제일 먼저 한 말은 ‘춥다’였다. 여명에 차가운 새벽 바람은 내가 생각한 느낌과 많이 달랐다. 남쪽은 새벽에도 더울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여섯시 정도면 매우 밝을줄 알았다. 아직 해가 뜨기 전, 사람들의 하루가 시작되기 전 나폴리는 고요했다. 위험하고 무서운 이미지보다 많이 낡고 못사는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그 모습이 무섭고 위험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어떤 대상에 대한 선입견은 참 위험하다. 대부분 선입견에서 끝나지 않고 사실로 받아들여 진위를 가리기 어려워진다. 나폴리가 전혀 무섭지 않았었는데 저녁에 한 우크라이나 남자가 나에게 카메라를 어깨에 매고 있으니까 여기 나폴리라며 조심하라고 했다. 미리 조심해서 나쁠건 없지만 그 뒤로 괜히 지나가는 사람들 신경쓰고 의심하고 무섭게..

도망친/이탈리아 2017.07.22 (4)

피렌체6일

일요일 아침. 숙소 옆 교회에서 성가대 소리로 아침을 맞는다. 경건한 성가대 찬양을 들으니(사실은 아니지만) 개운해지는 기분이다. 나도 오늘은 교회를 가야겠다. 구글링해서 한인교회를 검색하고 구글맵에 저장을 해둔다.쾌적하고 깔끔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잘 지낸 숙소를 떠난다. 함께 지낸 한국인들도 오늘 같이 체크아웃을 한다. 같이 보낸 시간은 잠을 잔 시간밖에는 없지만 깊은 유대감을 느꼈다. 나중에 또 만나기를.오늘 야간버스를 타고 나폴리로 이동한다. 그동안 짐을 맡아줄 곳을 찾아야하는데 일단 호스텔에서 저녁 7시까지 맡겨줘서 일단 그렇게 하고 다음일은 나중에 생각하자. 체크아웃과 짐 보관을 도와준 호스텔 직원은 한국말을 매우 잘한다. 이유를 물어봤는데, 서래마을에서 2년 반정도 요리사로 일했다고 대답했다..

도망친/이탈리아 2017.07.21 (2)

피렌체 5일

오늘은 뭐하지 생각하다가 숙소 근처에 카페에 가보기로했다. 지나가다가 본 카페였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시원한 에어컨도 있었다. 게다가 가깝고 자리세도 없어서 책도 보고 정리도 하려고 노트북이랑 책 하나 들고 카페에 갔다. 귀찮아서 카메라는 뺐다.카페라떼를 시켰는데 우유 맛이 진했다. 좀 많이 진했다. 아니 에스프레소가 너무 약한가? 평소에 커피를 안마셔서 맛을 몰라 평가하기가 어려웠지만 나는 나름 맛있게 먹었다. 드라마도 보고 평소에 잘 보지 않는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봤다. 특별히 본 이유는 이번 편에서 발라드를 모아서 틀어줬는데 작업하면서 보기 딱이었다. 여름에도 역시 발라드! 카페는 끊임없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유명한 카페인가? 피렌체에 유명한 카페가 있는데 나는 거기보다 여기가 더 좋았다. ..

도망친/이탈리아 2017.07.20 (2)

피렌체 4일

모기+더위 때문에 힘든 밤을 보냈다. 그 큰 방에 에어컨도 없이 달랑 선풍기가 하나라니. 이건 말이 안됐다. 일어나자마자 샤워를 했다. 에어컨 없이 잘자는 사람들이 신기했다. 오늘은 두오모 쿠폴라에 올라가기로 했다. 전에 왔을 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올라갔는데 이번에는 올라가고 싶었다. 이번에도 여전히 사람이 많았고 예약을 했어야 했다. 현장에서 예약하려고 했는데 내가 피렌체에 있는 동안은 이미 티켓이 동났다. 이렇게 또 발걸음을 돌려야 한다니. 아쉬웠지만 다음에 다시 와서 꼭 올라가기로 했다. 사실 막 엄청나게 가고 싶었던 것은 아니어서 아무렇지 않았다. 두오모보다 더 가고 싶었던 곳은 우피치 미술관이었다. 줄 기다리는게 왜 그렇게 싫은지 모르겠지만 전에도 가려고 했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포기하고..

도망친/이탈리아 2017.07.16 (2)

피렌체 3일

커튼 사이로 스며 들어오는 햇빛에 잠을 깼다.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어젯 밤 마신 스프리츠가 샤워 후 훅 올라와서 살짝 달아오른 채 기분좋은 잠을 잤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푹신한 베개, 포근한 침대까지 떠나기 싫은 방이다.일어나서 바로 아침을 먹었다. 호텔처럼 메뉴가 다양하거나 음식이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깔끔했다. 햄, 살라미, 치즈로 샌드위치를 만들어먹고 요거트에 무슬리를 말아 먹었다. 삶은 계란, 토스트, 씨리얼, 마지막으로 차까지 배가 꽉 차게 먹었다. 제일 먼저 앉아서 제일 늦게 일어났다. 남자 게스트는 나 혼자였다. 내 옆에는 모녀가 아침을 먹고 있었다. 어쩌다가 마주보고 앉게 됐는데 딸인 서양인 여자와 계속 눈이 마주쳤다. 예뻐서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갔다. 내 시선이 부담스러웠으면 어쩌나..

도망친/이탈리아 2017.07.15 (2)

베로나 2일

모기 때문에 잠을 설쳤다. 독일에서는 모기가 없어서 행복한 여름을 보내고 있었는데 다시 모기와 함께하는 여름이 시작됐다. 으 끔찍하다. 덕분에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으러 호텔 1층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아침을 먹으려면 전날 미리 말을 했어야했다. 줄 수 있는게 커피 뿐이라며.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 나는 괜찮다고 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샤워를 했다. 아쉬운 마음을 어제 집에서 싸온 딸기잼, 누텔라 바른 빵, 과자로 달래고 체크아웃을 했다. 베로나로 가는 기차가 1시 30분이어서 베니스를 더 둘러보고 가기로 하고 짐을 맡겼다. 이른 아침 거리를 청소하시는 아저씨, 물품을 배로 나르는 택배배? 과일을 진열하는 아주머니, 수상택시를 타고 출근하시는 청년 등 다양한 베니스 사람들이 아침을 차분하게 보내고 있었..

베니스 1일

여행지에서의 기억은 누군가 나에게 친절하면 좋은 기억으로, 사람들이 삐딱하면 나쁜 기억으로 남는다. 나에게 베니스를 나쁘게 기억하도록 만든 사람은 누구였을까? 사건도 기억나지 않지만 별로였다는 감정만 남았다.이탈리아, 특히 베니스는 세번째라서 별 감흥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세번째는 이전보다 더 좋다. 네번째는 어떻게 다가올까. 벌써 궁금하고 기대된다. 그때가 언제일지. 라이언에어로 베를린-트레비소 구간을 비행기로 이동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너무 많이 흔들리는 바람에 정말 비행기가 무섭다고 느낀 적은 처음이었다. 무사히 착륙해서 다행이었다. 트레비소에서 한시간 버스를 타고 베니스 본섬으로 들어왔다. 분명히 일기예보에는 맑았는데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쏟아 부을듯한 하늘이었다. 처음이었다..

도망친/이탈리아 2017.07.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