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홀러 23

[독일워홀] 안녕, 독일 +343

365를 채우지 못하고 독일을 떠난다. 나중에 정리해야겠지만 지금 이 아쉬운 마음을 풀 곳이 여기밖에 없어서. 사실 드레스덴을 떠날 때에 아쉽긴 했지만 큰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베를린을 마지막으로 독일을 떠난다고 생각하니까 말로 할 수 없는 감정이 생겼다. 개운하면서 홀가분하지만 아쉽고 미련이 남고 독일에서 모든 시간이 그립다. 꼭 가고 싶었던 가을 야구를 못 간 작년에 한 번 빼고는 단 한번도 후회하지 않은 독일생활. 이제 돌아가 하루 하루를 되짚고 상기하며 추억해야겠다. 사랑한만큼 추억이라는데 나는 어마어마하겠다! 어떤 경험보다 값진 경험이었던 독일생활 안녕- 2017년 8월 14일 23:59분, 베를린을 떠나는 버스에서 ​​

살아온/독일 2017.08.15 (1)

피렌체 4일

모기+더위 때문에 힘든 밤을 보냈다. 그 큰 방에 에어컨도 없이 달랑 선풍기가 하나라니. 이건 말이 안됐다. 일어나자마자 샤워를 했다. 에어컨 없이 잘자는 사람들이 신기했다. 오늘은 두오모 쿠폴라에 올라가기로 했다. 전에 왔을 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올라갔는데 이번에는 올라가고 싶었다. 이번에도 여전히 사람이 많았고 예약을 했어야 했다. 현장에서 예약하려고 했는데 내가 피렌체에 있는 동안은 이미 티켓이 동났다. 이렇게 또 발걸음을 돌려야 한다니. 아쉬웠지만 다음에 다시 와서 꼭 올라가기로 했다. 사실 막 엄청나게 가고 싶었던 것은 아니어서 아무렇지 않았다. 두오모보다 더 가고 싶었던 곳은 우피치 미술관이었다. 줄 기다리는게 왜 그렇게 싫은지 모르겠지만 전에도 가려고 했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포기하고..

도망친/이탈리아 2017.07.16 (2)

피렌체 3일

커튼 사이로 스며 들어오는 햇빛에 잠을 깼다.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어젯 밤 마신 스프리츠가 샤워 후 훅 올라와서 살짝 달아오른 채 기분좋은 잠을 잤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푹신한 베개, 포근한 침대까지 떠나기 싫은 방이다.일어나서 바로 아침을 먹었다. 호텔처럼 메뉴가 다양하거나 음식이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깔끔했다. 햄, 살라미, 치즈로 샌드위치를 만들어먹고 요거트에 무슬리를 말아 먹었다. 삶은 계란, 토스트, 씨리얼, 마지막으로 차까지 배가 꽉 차게 먹었다. 제일 먼저 앉아서 제일 늦게 일어났다. 남자 게스트는 나 혼자였다. 내 옆에는 모녀가 아침을 먹고 있었다. 어쩌다가 마주보고 앉게 됐는데 딸인 서양인 여자와 계속 눈이 마주쳤다. 예뻐서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갔다. 내 시선이 부담스러웠으면 어쩌나..

도망친/이탈리아 2017.07.15 (2)

베로나 2일

모기 때문에 잠을 설쳤다. 독일에서는 모기가 없어서 행복한 여름을 보내고 있었는데 다시 모기와 함께하는 여름이 시작됐다. 으 끔찍하다. 덕분에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으러 호텔 1층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아침을 먹으려면 전날 미리 말을 했어야했다. 줄 수 있는게 커피 뿐이라며.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 나는 괜찮다고 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샤워를 했다. 아쉬운 마음을 어제 집에서 싸온 딸기잼, 누텔라 바른 빵, 과자로 달래고 체크아웃을 했다. 베로나로 가는 기차가 1시 30분이어서 베니스를 더 둘러보고 가기로 하고 짐을 맡겼다. 이른 아침 거리를 청소하시는 아저씨, 물품을 배로 나르는 택배배? 과일을 진열하는 아주머니, 수상택시를 타고 출근하시는 청년 등 다양한 베니스 사람들이 아침을 차분하게 보내고 있었..

베니스 1일

여행지에서의 기억은 누군가 나에게 친절하면 좋은 기억으로, 사람들이 삐딱하면 나쁜 기억으로 남는다. 나에게 베니스를 나쁘게 기억하도록 만든 사람은 누구였을까? 사건도 기억나지 않지만 별로였다는 감정만 남았다.이탈리아, 특히 베니스는 세번째라서 별 감흥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세번째는 이전보다 더 좋다. 네번째는 어떻게 다가올까. 벌써 궁금하고 기대된다. 그때가 언제일지. 라이언에어로 베를린-트레비소 구간을 비행기로 이동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너무 많이 흔들리는 바람에 정말 비행기가 무섭다고 느낀 적은 처음이었다. 무사히 착륙해서 다행이었다. 트레비소에서 한시간 버스를 타고 베니스 본섬으로 들어왔다. 분명히 일기예보에는 맑았는데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쏟아 부을듯한 하늘이었다. 처음이었다..

도망친/이탈리아 2017.07.12 (2)

[독일워홀] 밤이깊었네+308

베이비시터도 마무리하고 겨울 옷도 박스에 정리하고 다음 세입자도 구하고. 조금씩 마무리하니까 조금 실감난다. 오래있을 줄 알고 책들도 엄청 가져왔는데, 도로 가지고 가야한다니. 아직 정리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또 떠날 준비를 하다가 밤이 깊어졌다. 잘 정리하고 떠나야지 생각하면서도 대충 마무리 짓고 사라진 지난 날의 내 모습들. 나는 떠나는 법, 헤어지는 법을 잘 모른다. 마주하기 싫은 상황을 직면하기보다 항상 회피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부랴부랴 닥쳐서 급하게 처리하다 실수할 모습이 보인다. 알면서도 고치려고 하지 않는 이 고집. 이해는 되는데 용납하고 싶지는 않다. ​​​​​​​​​

살아온/독일 2017.07.11 (2)

[독일워홀] 제목없음+302

오늘은 프라하로 촬영을 다녀왔다. 앞으로도 촬영이 꽤 많이 잡혀있는데 이 일정을 다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만 한다면 하겠는데 여행을 가고 싶어가지고 괜히 욕심을 부렸나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바쁘게 지낼 수 있어서 좋다. 아침에 프라하로 가는 버스를 타는데, 역시나 내가 고른 버스는 또 늦는다. 신기하게도 항상 내가 타는 버스만 늦다. 30분 정도가 지나서야 버스가 왔다. 버스를 기다리는 도중에 베이비시터 어머니한테 연락이 왔다. 원래 오늘 스케쥴이 없는 날인데 갑자기 에스더를 봐줄 수 있냐고. 아쉽게도 나 대신 사랑하는 친구를 보냈다. 이제 에스더 볼 날이 한번 밖에 없어서 내가 가고 싶었지만, 하필 오늘 프라하에 가는 날이라니.아쉬운 마음으로 프라하로 떠났다. 가방에는 가볍게 읽을 책,..

살아온/독일 2017.07.07 (4)

[독일워홀] 제목없음+301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밀렸던 일들을 처리하느라 바쁘다. 오늘은 사진 찍으러 Moritzburg에 다녀왔다. 항상 언젠가 가야겠다는 생각만하고 못갔었는데 이번 기회에 다녀왔다. 만삭 사진은 처음이라서 걱정이 많았는데 그래도 즐겁게 하루를 보냈다. 아이가 태어날 때도 불러주신다고 했는데 기대된다.다음에 독일에서 살 때는 집 안에 스튜디오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 오늘은 빨리 자야겠다. 이미 오늘이 지나갔지만.다 좋지만 독일에 살면서 제일 좋아하는 일을 꼽는다면 집에서 아무 생각없이 순간순간 달라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 하는 일이다. 행복하다. 그리고 귀찮다.

살아온/독일 2017.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