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버딘 4

인버네스 5일

또 떠난다. 잠시 머무른 애버딘 역시 정겨운 도시다. 그치만 오래 머물렀다면, 이 도시를 더 알게됐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시시해졌거나 실증이 났을지도 모른다. 잠시 스쳐 지나듯이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도시를 떠난다. 맛있는 아침,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 차가운 바다, 흥 넘치는 사람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슬퍼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던 애버딘.애버딘을 떠나 버스를 타고 네시간, 인버네스로 간다. 꽤 긴 이동시간에 지레 겁먹고 지치지는 않을까 걱정을 해본다. 버스에 타기 전 비가 살짝 내리고 바람이 분다. 축구바지를 입고 있는데 조금 춥다. 축축한 공기에 무거운 바람을 맞으니 괜히 마음이 시리다. 겨울처럼. 아마 잘못한 일들이 많아서 나로 인해 상처받은 누군가의 서글픔이 바람을 타고 이제야 전해지나보다. 어쩌면..

도망친/영국 2017.06.28 (2)

애버딘 4일

애버딘은 숙박 시장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어서 대안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저렴한 숙소를 고르다가 아침식사를 주는 숙소를 잡았다. 숙소 리뷰에선 스코틀랜드식 아침식사가 끝내준다고 했다. 기대반 설렘반으로 아침을 맞았다. 식사 시간이 짧아서 시간에 알람을 맞추고 일어났다. 식당에는 어제 리셉션에서 체크인을 해주던 친구가 아닌 다른 친구가 있었다. 적당한 머리 길이에 수염을 매력적으로 기른 청년이었다. 그는 밝은 목소리로 아침 인사를 건네고 아침 종류에 대해 설명해줬다. 구운 소세지, 구운 베이컨, 메주 콩, 계란이 한 접시에 제공된다. 당연히 뷔페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또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설명을 마치고 스코틀랜드 특유의 억양으로 '우쥴라잌브뤸퍼스트?'라고 물어봤다. 슈얼~와이낫! 아침은 이 외에 빵..

도망친/영국 2017.06.27 (2)

애버딘 3일

개운함을 느끼며 눈을 떴다. 침대 옆 선반에 핸드폰을 가져와 시간을 보니 7시였다. 푹 잤다고 느꼈는데 이른 시간이라서 당황했다. 예상하지 못한 시간에 잠을 더 자보려 노력했지만 이미 충분히 잠을 잤다고 판단한 내 몸은 활동하고 싶어 이곳 저곳을 쑤셨다. 성화에 못이겨 몸을 일으키고 화장실을 다녀왔다. 보통 나는 떠나는 날, 느즈막히 일어나서 짐을 정리하고 여유롭게 이동하려고 한다. 오늘은 에딘버러를 떠나 애버딘으로 가는 날이다. 그래서 천천히 기차역으로 가려고 했건만 너무 이른 시간에 깨버렸다. 아침부터 뭘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마지막으로 칼튼 힐에서 에딘버러의 아침을 감상하기로 했다. 숙소에서 칼튼 힐이 멀지 않은 거리에 있어서 가볍게 다녀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필름 카메라를 챙기고 가벼운 차림으로..

도망친/영국 2017.06.2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