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덴 97

50mm 파리(4)

시간 앞에 서글프지 않은 것이 없다. 내가 이 지점을 통과했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고 남들과 똑같은 사진을 남겼다는 흔적이 괴롭다. 누구와 다르게 살고 싶었고, 나만의 특별한 무언가를 남기고 싶었는데 결국 오디너리한 사람임을 인정하는 일이 왜 이토록 어려운지. 누구에게나 뜨겁고 강렬하고 섹시하고 매력있고 잘나고 열정 넘치게, 다채롭게 살고 싶었지만 그냥 차가운 고철 덩어리가 되어버렸다. Leica M7, F1.4, 1/60, ISO 200, +1

도망친/프랑스 2019.01.13

[독일워홀] 안녕, 독일 +343

365를 채우지 못하고 독일을 떠난다. 나중에 정리해야겠지만 지금 이 아쉬운 마음을 풀 곳이 여기밖에 없어서. 사실 드레스덴을 떠날 때에 아쉽긴 했지만 큰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베를린을 마지막으로 독일을 떠난다고 생각하니까 말로 할 수 없는 감정이 생겼다. 개운하면서 홀가분하지만 아쉽고 미련이 남고 독일에서 모든 시간이 그립다. 꼭 가고 싶었던 가을 야구를 못 간 작년에 한 번 빼고는 단 한번도 후회하지 않은 독일생활. 이제 돌아가 하루 하루를 되짚고 상기하며 추억해야겠다. 사랑한만큼 추억이라는데 나는 어마어마하겠다! 어떤 경험보다 값진 경험이었던 독일생활 안녕- 2017년 8월 14일 23:59분, 베를린을 떠나는 버스에서 ​​

살아온/독일 2017.08.15 (1)

[독일워홀] 정리+339

드디어 모든 정리를 마쳤다. 아직 인터넷과 은행 계좌가 살아있지만 이것도 내일 해지할 예정이니까 이제 정말 끝이다. 그래도 주말까지는 드레스덴에 있으니까 남은 시간 마무리를 잘 지어야겠다.어제 천둥번개에 강한 비바람 때문에 잠에서 깼다. 깨고 나서 멀뚱멀뚱있는데 캐나다에 사는 친구한테 전화가 와서 통화하다가 세시 넘는 시간에 잤다. 늦잠을 자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제 시간에 일어났다. 마지막 밤이 뭔가 허무하면서도 평범하게 지나갔다. 오늘은 아침부터 정신없었다. 짐 정리를 마무리하고 마지막 샤워를 했다. 박스 패킹을 하고 보니까 보내야 하는 짐이 총 11박스에 캐리어 2개가 됐다. 버리고 놓고 가는 짐도 상당하니까 이걸 전부 챙겼으면 정말 어마어마하다. 처음에는 34리터 배낭 하나에 캐리어 2개였..

살아온/독일 2017.08.10 (8)

[독일워홀] 마지막+336

평범하게 보내던 일상을 이제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별 생각없이 다녀오던 프라하도 이제 오늘이 마지막이었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많이 아쉬웠다. 프라하 뿐만 아니라 드레스덴에서도 아직 못해본 일이 많은데. 문득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얼마나 삶이 소중할까 생각했다.프라하에 다녀와서 마무리 짓지 못한 짐을 다시 정리했다. 이렇게 빨리 돌아갈줄 알았으면 애초에 보내지 말았어야했어. 한국으로 보내는 짐이 꽤 많다. 가격도 어마어마하게 나오겠지. 이랬는데 겨울보내고 다시 독일로 이삿짐을 싸고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진짜 어마어마하다. 역시 이사는 고되다.차분하게 정리하고 정산하고 싶은데 가을이 빨리 찾아와서 그런지 집중이 안된다. 짐싸는 일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밥먹고 누워서 그냥 천장을 바..

살아온/독일 2017.08.08 (2)

[독일워홀] 마무리+335

짧은 시간이었지만 1년 동안 지내면서 만난 사람들과 인사하며 시간을 보내는 시원한 여름.정신없이 바쁘기도 하고 정말 여유가 철철 흘러 넘치기도 하고.오늘은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학센을 먹었다. 친구들과 젤라또도 먹었다. 짐을 싸서 한국으로 보내야 하는데 언제 살림이 이렇게 불었는지 싸도싸도 끝이 없다. 컨테이너를 짜서 보내야하나 고민이다.오늘은 즐거운 생각만, 내일 고민은 내일 일어나서 해야겠다.바람이 제법 차갑다. 벌써 여름이 끝나가고, 내 독일 생활도 끝이 보인다.

살아온/독일 2017.08.07

[독일워홀] 압멜둥+330

거주지 등록(안멜둥)했을 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말소(압멜둥)라니. 기분이 좀 이상했다. 나 정말 돌아가나?집 계약에 문제가 생겨서 예상보다 빨리 하게 됐다. 그 전의 일들을 간략히 나열해보면,6월에 조지아 여행을 할 때 나흐미터(다음 세입자)를 구했다. 그리고 드레스덴으로 돌아와 A씨와 만나서 위버네멘(전자제품, 가구 등 살림을 사고파는?)을 하기로 합의하고 이사 날짜를 상의했지만 잘 안됐다. 왜냐하면 나는 적어도 3주 까지는 있어야하고, A씨는 8월 1일을 원하셨다. 지금 무비자로 독일에 있는데 그 때가 90일째여서 그 전에 거주지 등록을 하고 비자를 신청해야하기에 조금 급한 상황이었다. 일단 날짜는 다음에 조정하고 A씨가 다음 세입자로 들어올 수 있는지 아파트 회사에 물어보기로 했다. 아파트 회사에..

살아온/독일 2017.08.03 (6)

[독일워홀] 밤이깊었네+308

베이비시터도 마무리하고 겨울 옷도 박스에 정리하고 다음 세입자도 구하고. 조금씩 마무리하니까 조금 실감난다. 오래있을 줄 알고 책들도 엄청 가져왔는데, 도로 가지고 가야한다니. 아직 정리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또 떠날 준비를 하다가 밤이 깊어졌다. 잘 정리하고 떠나야지 생각하면서도 대충 마무리 짓고 사라진 지난 날의 내 모습들. 나는 떠나는 법, 헤어지는 법을 잘 모른다. 마주하기 싫은 상황을 직면하기보다 항상 회피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부랴부랴 닥쳐서 급하게 처리하다 실수할 모습이 보인다. 알면서도 고치려고 하지 않는 이 고집. 이해는 되는데 용납하고 싶지는 않다. ​​​​​​​​​

살아온/독일 2017.07.11 (2)

[독일워홀] 제목없음+302

오늘은 프라하로 촬영을 다녀왔다. 앞으로도 촬영이 꽤 많이 잡혀있는데 이 일정을 다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만 한다면 하겠는데 여행을 가고 싶어가지고 괜히 욕심을 부렸나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바쁘게 지낼 수 있어서 좋다. 아침에 프라하로 가는 버스를 타는데, 역시나 내가 고른 버스는 또 늦는다. 신기하게도 항상 내가 타는 버스만 늦다. 30분 정도가 지나서야 버스가 왔다. 버스를 기다리는 도중에 베이비시터 어머니한테 연락이 왔다. 원래 오늘 스케쥴이 없는 날인데 갑자기 에스더를 봐줄 수 있냐고. 아쉽게도 나 대신 사랑하는 친구를 보냈다. 이제 에스더 볼 날이 한번 밖에 없어서 내가 가고 싶었지만, 하필 오늘 프라하에 가는 날이라니.아쉬운 마음으로 프라하로 떠났다. 가방에는 가볍게 읽을 책,..

살아온/독일 2017.07.0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