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104

[gubenerstr.17] + 399

어제보다 더 따뜻하게 입고 나갔는데도 요란한 날씨에 꽤 추웠다. 우박도 내리고 소나기도 자주 쏟아졌다. 오늘은 서점도 들리고 밖에서 커피도 마실 겸 사진을 찍으러 조금 멀리 나갔다. 우반을 타고 로젠탈러(U8 rosenthaler)에서 내렸다. 바로 근처에 오셀롯(ocelot)이라는 서점에 갔다. 오랜만에 맡는 책 냄새가 참 좋았다. 책을 사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나는 아무 책도 사지 않고 나왔다. 그리고 나서 카페(röststätte)에 가서 카푸치노를 마셨다. 밖에서 마시는 커피에 그냥 기분이 좋았다. 일리커피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맛은 집커피가 더 좋았다. 비오는 거리 사진들을 찍고 싶었는데 우산도 안챙겼을뿐더러 생각보다 비가 많이 내려서 몸을 좀 사렸다. 계획없이 생각없이 무작정 찍고 있는데 아직..

살아온/독일 2020.05.06

[gubenerstr.17] + 398

어제 밤에 술을 마시다가 이렇게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일어서기 위해 생존을 위해 하는 행위 말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역시 나는 사진밖에 없다는 사실을 되새기고 오늘부터 무슨 일이 있어도 무조건 50장 이상은 찍기로 하고 밖으로 나왔다. 오늘부터 베를린의 몇몇 박물관들이 하나씩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래서 원래 오늘은 도자기 박물관에 가려고(입장료도 마침 공짜여서) 알람도 맞추고 잤는데 알람 소리도 못듣고 푹 자버렸다. 과감하게 포기하고 양송이 스프로 아점을 먹고 샤워를 하고 나왔다. 비가 내려서 꽤 쌀쌀했다. 겨울처럼 목티도 입고 코트도 걸쳤다. 장갑은 챙기지 않았는데 손이 꽤 시려웠다. 한시간 조금 넘게 걸으면서 사진을 찍었다. 오랜만에 찍으니까 감각이 다 죽어있었다. 사..

살아온/독일 2020.05.04

함부르크

하루는 비가 내렸고 하루는 해가 떴고 하루는 오락가락했다. 비를 맞으며 걷고 내리쬐는 햇살을 만끽하고 느닷없이 부는 바람을 피했다. 마지막 날 밤에는 우박이 내렸다. 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재밌는 시간을 보냈고 사진은 많이 못찍었지만 영상을 많이 담았다. 맛있는 커피와 예쁜 공간을 찾아다녔다. 하루는 비를 맞다가 텅 빈 술집에서 생맥을 마셨다. 파리 카페에서 영국식 아침을 먹었다. 소세지, 햄버거를 먹었고 중국식당은 두 번 갔다. 필하모니는 방문하지 못했고 미술관에서는 오래 머물렀다. 베를린에서 가져온 딸기와 블루베리는 맛이 없었다. 맨발에 워커를 신고 슈퍼를 다녀왔다. 페니에서 판트도 했다. 과자, 젤리에 맥주를 마셨다. 뒤셀도르프에서 먹던 아이스크림을 샀다. 4개를 남기고 버렸다. 많은 대화를 주고..

도망친/독일 2020.03.20

[zimmerstraße14] D+128

그동안 인스타그램만 열심히하고 블로그에 소홀했다. 미안!바쁘기도 바빴고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친구도 놀러오고 42도의 폭염도 경험하고 뜨거웠던 7월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지난 주는 집에서 하루도 잔 적이 없을 정도로 정신없었다. 8월도 눈 깜짝하니까 벌써 9일!!독일에 온지도 어느새 4달이 됐고, 전에 독일 살 때는 첫 4달이 엄청 길었는데 이상하게 지금은 너어무우 빠르다.학원은 가기 싫다. ​

살아온/독일 2019.08.09 (2)

[독일정착] 집 구하기(독일/한국)

정리는 언제나 어렵다. 일단 독일 집 값은 계속 오르는 중. 특히 베를린은 최근 몇 년간 상승률이 전 세계 제일 높을 정도로 빠르게 상승중이다. 불과 10년전 아니, 5년 전만 해도 2-30만원이던 월세가 지금 80-90만원은 줘야 들어갈 수 있고 이것도 대기자가 엄청 많다.물론 아닌 경우도 있으니까 내 말이 다 맞다고 믿으면 안댐. 독일 어디에도 '절대', '무조건'은 없다. 독일은 한번 집계약을 하게 되면 월세를 거의 올릴 수 없다. (물가상승률에 따라 조금 올리는데도 있긴 한데 거의 안오르는 정도) 그래서 내가 계약할 때 집이 20만원이었다면 쭉 그 가격에 살게 된다. 그래서 요새 베를린 집 주인들이 살던 세입자가 빨리 나가기를 바라고 있다고 한다. 베를린 월세가 너무 올라서 다음 세입자를 받아야 ..

살아온/독일 2018.10.20

뮌헨

누군가가 보내준 카톡. 하지만 이럴 때면 작년의 도교 수업에서 잊히지 않는 교수님의 말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감정을 자신의 것으로 착각하고 사는 게 아닐까 하는. 사실 감정은 내가 내 멋대로 부릴 수 있는 온전한 내 소유의 것이 아니라, 외부에 의해 물결치고 일렁이는 나와 세계 사이의 것이라고. 내가 오롯이 소유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건 단지 오해이며 환상이고, 사실은 나도 절대 어떻게 할 수 없는, 바람이 불면 파도가 쳐야 하는, 그런 존재라고.

도망친/독일 2018.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