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과정 179

0801

​차가운 공기가 가득한 버스에 몸을 싣고 창밖으로 흘러가는 도시의 거리를 멍하니 바라봤다. 화려하게 반짝이는 사람들, 빌딩들, 불빛들이 흐려져 사라졌다. 내 미래도 저만치 달아다는 건 아닐까. 불안이 엄습했다. 버스에 내리자마자 뜨겁고 무거운 바람이 숨을 막았다.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대는 산길을 오르는데 땀이 비오듯 흘렀다. 중간 쯤 올라가면 남산이 보이는데 그 위로 달이 어둠에 한가로이 떠올라 있었다. 달빛이 가장 잘 닿는 이 동네를 오늘 밤도 하얗게 비추고 있었다.

늙어온 2018.08.01 (2)

0701

​ 근한달만에방문한블로그.오랜만에찍은내사진.많이자란머리.값을 입력한 대로 움직이는 로봇처럼, 살아있다는 느낌없이 삶을 갉아 먹으며 지냈다. 이렇게 사니까 다들 안심한다. 적당히, 평범하게, 남들 처럼. 그런데 시간이 갈 수록 뭐가 뭔지 모르겠다.마지막으로 읽은 책이 무엇인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동안 책을 멀리했다. 바쁘다는 핑계에 귀찮음과 나태함, 그리고 생각이 주는 괴로움을 감췄다. 활자없이 보낸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체감으로는 수년이 흐른 기분이다. 그러다 이번 주에 '채식주의자'를 읽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내내 소름이 돋았다. 문장과 단어들이 죽어있던 감각세포를 흔들어 깨웠다. 누가 나를 관찰해 적어둔 기분이었다. 경계를 허무는 일이 아무렇지 않게 다가올 때, 더 나아가야..

늙어온 2018.07.0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