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친/이탈리아 20

피렌체 5일

오늘은 뭐하지 생각하다가 숙소 근처에 카페에 가보기로했다. 지나가다가 본 카페였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시원한 에어컨도 있었다. 게다가 가깝고 자리세도 없어서 책도 보고 정리도 하려고 노트북이랑 책 하나 들고 카페에 갔다. 귀찮아서 카메라는 뺐다.카페라떼를 시켰는데 우유 맛이 진했다. 좀 많이 진했다. 아니 에스프레소가 너무 약한가? 평소에 커피를 안마셔서 맛을 몰라 평가하기가 어려웠지만 나는 나름 맛있게 먹었다. 드라마도 보고 평소에 잘 보지 않는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봤다. 특별히 본 이유는 이번 편에서 발라드를 모아서 틀어줬는데 작업하면서 보기 딱이었다. 여름에도 역시 발라드! 카페는 끊임없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유명한 카페인가? 피렌체에 유명한 카페가 있는데 나는 거기보다 여기가 더 좋았다. ..

도망친/이탈리아 2017.07.20 (2)

피렌체 4일

모기+더위 때문에 힘든 밤을 보냈다. 그 큰 방에 에어컨도 없이 달랑 선풍기가 하나라니. 이건 말이 안됐다. 일어나자마자 샤워를 했다. 에어컨 없이 잘자는 사람들이 신기했다. 오늘은 두오모 쿠폴라에 올라가기로 했다. 전에 왔을 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올라갔는데 이번에는 올라가고 싶었다. 이번에도 여전히 사람이 많았고 예약을 했어야 했다. 현장에서 예약하려고 했는데 내가 피렌체에 있는 동안은 이미 티켓이 동났다. 이렇게 또 발걸음을 돌려야 한다니. 아쉬웠지만 다음에 다시 와서 꼭 올라가기로 했다. 사실 막 엄청나게 가고 싶었던 것은 아니어서 아무렇지 않았다. 두오모보다 더 가고 싶었던 곳은 우피치 미술관이었다. 줄 기다리는게 왜 그렇게 싫은지 모르겠지만 전에도 가려고 했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포기하고..

도망친/이탈리아 2017.07.16 (2)

피렌체 3일

커튼 사이로 스며 들어오는 햇빛에 잠을 깼다.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어젯 밤 마신 스프리츠가 샤워 후 훅 올라와서 살짝 달아오른 채 기분좋은 잠을 잤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푹신한 베개, 포근한 침대까지 떠나기 싫은 방이다.일어나서 바로 아침을 먹었다. 호텔처럼 메뉴가 다양하거나 음식이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깔끔했다. 햄, 살라미, 치즈로 샌드위치를 만들어먹고 요거트에 무슬리를 말아 먹었다. 삶은 계란, 토스트, 씨리얼, 마지막으로 차까지 배가 꽉 차게 먹었다. 제일 먼저 앉아서 제일 늦게 일어났다. 남자 게스트는 나 혼자였다. 내 옆에는 모녀가 아침을 먹고 있었다. 어쩌다가 마주보고 앉게 됐는데 딸인 서양인 여자와 계속 눈이 마주쳤다. 예뻐서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갔다. 내 시선이 부담스러웠으면 어쩌나..

도망친/이탈리아 2017.07.15 (2)

베로나 2일

모기 때문에 잠을 설쳤다. 독일에서는 모기가 없어서 행복한 여름을 보내고 있었는데 다시 모기와 함께하는 여름이 시작됐다. 으 끔찍하다. 덕분에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으러 호텔 1층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아침을 먹으려면 전날 미리 말을 했어야했다. 줄 수 있는게 커피 뿐이라며.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 나는 괜찮다고 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샤워를 했다. 아쉬운 마음을 어제 집에서 싸온 딸기잼, 누텔라 바른 빵, 과자로 달래고 체크아웃을 했다. 베로나로 가는 기차가 1시 30분이어서 베니스를 더 둘러보고 가기로 하고 짐을 맡겼다. 이른 아침 거리를 청소하시는 아저씨, 물품을 배로 나르는 택배배? 과일을 진열하는 아주머니, 수상택시를 타고 출근하시는 청년 등 다양한 베니스 사람들이 아침을 차분하게 보내고 있었..

베니스 1일

여행지에서의 기억은 누군가 나에게 친절하면 좋은 기억으로, 사람들이 삐딱하면 나쁜 기억으로 남는다. 나에게 베니스를 나쁘게 기억하도록 만든 사람은 누구였을까? 사건도 기억나지 않지만 별로였다는 감정만 남았다.이탈리아, 특히 베니스는 세번째라서 별 감흥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세번째는 이전보다 더 좋다. 네번째는 어떻게 다가올까. 벌써 궁금하고 기대된다. 그때가 언제일지. 라이언에어로 베를린-트레비소 구간을 비행기로 이동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너무 많이 흔들리는 바람에 정말 비행기가 무섭다고 느낀 적은 처음이었다. 무사히 착륙해서 다행이었다. 트레비소에서 한시간 버스를 타고 베니스 본섬으로 들어왔다. 분명히 일기예보에는 맑았는데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쏟아 부을듯한 하늘이었다. 처음이었다..

도망친/이탈리아 2017.07.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