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친/미국 13

35mm NewYork

leica M7 summilux 50mm ektar100 엑타 100은 처음 써보는 필름이었는데 결과물에 상당히 만족한다. 다른 사용자들의 후기나 사진들을 봤을 때 예상했던 사진들과는 조금 달리 콘트라스트가 생각보다 덜 강하고 발색도 좋다. 명부 암부도 잘 표현되어 디테일이 무너지지 않아서 좋다. 해가 쨍쨍한 날씨였는데도 하늘과 바다의 푸른 표현이 잘 됐다. 다만 입자감이 생각보다 곱지는 않고 이 엑타 특유의 마젠타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난감하긴하다. 몬탁은 이터널선샤인의 장소로도 잘 알려져있어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그래서 정말로 가는 길에 영화를 또 봤다. 언제봐도 몇 번을 봐도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해주는 영화다. 유독 겨울바다를 좋아하는데 가을에서 겨울,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그 시기에 항..

도망친/미국 2020.06.20 (3)

NEW YORK + 29

친구B와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갔다. 다른 친구A의 학생증으로 입장료 5달러만 냈다. 학생증을 빌려준 친구A는 학교에 가서 같이 못왔다. 계획은 메트갔다가 모마를 가는거였는데 메트에서 시간을 너무 오래보냈다. 그만큼 좋았다. 특히 뭉크 그림이 있어서 반가웠고 하삼의 그림도 반가웠다. 새로 접하게 된 미국 작가들이 많았다. 혼자 갔다면 더 오래 있었을텐데 살짝 아쉽기도 했다. 워낙 규모가 방대해서 현대예술은 몇 작품 보지도 못했다. 미술관 앞에서 한국 노래를 연주하는 아저씨가 있었다. 친구가 전에 왔을 때도 있었다고 했다. 한국에서 군복무를 한 듯 했다. 나보다 더 한국을 사랑해보였다. 미술관을 나와서 친구 사진을 좀 찍어주고 센트럴 파크를 오른쪽에 끼고 5번가를 쭉 내려왔다. 비가 왔었는데 그치고 나서 해..

도망친/미국 2020.05.04

NEW YORK + 28

수면제와 감기약을 먹고 정신없이 자면서 깨면서를 반복하다가 느즈막히 일어났다. 다들 안추운 날씨라고 했지만 추위를 유독 많이 타는 나는 많이 추웠다. 친구들을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그들은 먼저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갔고 나는 그 뒤에 만나기로 했다. 세븐일레븐에서 간단한 요기 거리를 사서 친구들을 기다리며 스타벅스에서 먹었다. A는 학교와 비자 문제 때문에 매우 심각했다. 미국은 얄짤없이 바로 추방이라서 지금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했다. 거의 하루 종일 표정이 안좋았다. 걱정이 많아 보였다. 나와 B는 어쩔 줄 몰랐다. 괜찮아질거라고 잘 될거라고 위로의 말들을 계속 건냈지만 역부족이었다. A가 나와 B를 즐겁게 해주려고 엄청 노력했다. 강해보였던 A가 눈물을 흘릴 땐 같이 속상했다. A의 친구와 훠..

도망친/미국 2020.05.03

NEW YORK +6

어제 기절하듯 쓰러져서 잠에 들면서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랬는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오늘도 눈이 떠졌다는 사실이 너무 괴로웠다. 오늘은 약 없이는 안될거 같아서 약을 먹었다. 어제 일기를 쓰고 노래를 들으면서 계속 침대에 누워 있었다. 지하철 티켓을 괜히 끊어놔서 왠지 움직여야만 할 것 같았다. 밥도 먹을겸 일어났는데 빈속에 먹은 약 때문인지 속이 메스껍고 울렁거렸다. 오늘은 움직이지 말라는 신호같았다. 다시 누웠다. 약 때문인지 계속 졸음이 쏟아졌다. 알람을 몇개 맞추고 잤는데 몇번이나 끄고 계속 잤다. 자도 자도 졸렸다. 계속 자고 싶었는데 오늘 하루를 이렇게 보내면 앞으로 뉴욕에 있는 시간도 이렇게 보내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몸을 일으켰다. 네시정도에 일어나서 옷을 마구 껴입고 나왔다. 오늘..

도망친/미국 2020.01.21

NEW YORK +5

바람을 타고 사라지는 것들을 붙잡아 파도를 타고 떠내려가는 것들을 건져내 은색 건전지를 빼내고 흰 약을 새로 넣어줘 그러면 모든게 멈추고 잠시 뒤에 태엽은 거꾸로 돌기 시작해 처음 그때까지 마지막은 빨갛고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고 따뜻하게 데운 하얀 우유를 마시고 잠들면 돼. 그렇게 잠들고 싶은 하루였다. 저 아래서 뚝 하고 끊기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느낌이 느닷없이 찾아왔다.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는데. 벼룩시장을 갈까 하다가 그냥 하루 종일 카페에서 책을 읽었다. 브루클린 핫플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커피 맛이 막 맛있지는 않았지만 자유로운 분위기, 인테리어가 좋았다. 라떼에 챙겨간 크래커, 블루베리 스콘을 먹었다. 배고플 때까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침으로 소고기를 든든하게 구..

도망친/미국 2020.01.20

NEW YORK +4

어제 너무 많이 걸어서 오늘은 좀 쉬려고 카페에 왔다. 시차적응을 못했는지 일찍 눈이 떠졌다. 소고기도 먹고 홍삼도 먹었다. 어느 카페를 가면 좋을지 검색하면서 여유 있게 이른 아침을 보냈다. 갑자기 제주도도 가고 싶어져서 이것 저것 찾아봤다. 뉴욕에서 제주도라니. 나도 참 알쏭달쏭이다. 부쉬위크나 윌리엄스버그쪽으로 가기로 하고 짐을 챙겨서 나왔다. 장갑을 두고와서 다시 챙겨 나왔다. 어제 만큼이나 추웠다. 하늘은 어제보다 흐리고 구름이 가득했다. 괜히 멀리까지 가기 귀찮아졌다. 근처에 블루보틀로 가기로 했다. 프로스펙트 공원을 가로질러 가면 되는데 중간에 배터리가 나갔다. 감을 믿고 그냥 갔다. 노트북으로 충전하면 됐는데 그러기는 귀찮았다. 중간에 사진도 찍고 도서관 앞에 열린 작은 장도 구경하기도 했..

도망친/미국 2020.01.19 (4)

NEW YORK +3

28km, 4만5천걸음 오늘도 일출을 보려고 일찍 일어났지만 늦게 나오는 바람에 일출은 포기했다. 뭐 한번은 보지 않을까 한다. 소고기를 먹고 나갈까 고민하다가 그냥 나가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날씨를 체크하고 양치만 하고 옷을 어제보다 더 따뜻하게 입고 나왔다. 롱패딩을 입고 모자도 썼다. 장갑도 챙겼다 그렇지만 신발이 미스였다. 컨버스를 신었는데 생각보다 더 추워서 발이 시려웠다. 상쾌했지만 곧 추워졌다. 이제 정말 추위가 시작되나보다. 아침으로 팬케잌을 먹을까 하다가 길을 잘못들어서 다음으로 미뤘다. 프랭클린 에버뉴 쪽으로 걷다가 도로에 있는 카페로 들어갔다. 라떼도 먹고 싶었는데 초콜렛 전문이라고 해서 핫초코와 크루아상을 주문했다. 버터크루아상을 달라고 했는데 잘 못알아들었다. 앞으론 ‘버러’라구..

도망친/미국 2020.01.18 (2)

NEW YORK +2

2일차 피곤하니까 짧게. 아이폰피셜 오늘 총 25km, 37904걸음 시차적응 실패해서 그런건 아니고 새벽부터 일어나서 씻을지 말지 한시간 고민하다가 결국 안씻고 나감. 브루클린브릿지에서 일출 보려고 했는데 구름이 많이 껴서 그냥 여유있게 일곱시 정도에 나옴. 이미 스쿨버스 돌아다니고 거리에 사람들 많음. 어제 저녁과는 다른 분위기에 긴장도 되고 설렜음. 어제 봐둔 카페가서 맛보다 가격이 씁쓸한 에스프레소 들이키고 나오니까 해가 떴음. 빌딩에 해가 반사되는데 이제야 뉴욕 온게 조금 실감남. 거리에 사람들 더 많아짐. 큰 길(플랫부쉬에버뉴) 따라서 계속 걸음. 유심 파는 대리점은 열시에 열어서 그냥 지도 없이 브릿지쪽으로 계속 걸음. 가는 길에 큰 공원 있고 수목원고 있었음. 일단 오늘은 스킵하고 계속 걸..

도망친/미국 2020.01.1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