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다 계속 가만히 있지를 못하다 그 어디에도 맘을 붙이지 못하다 세상 어디에도 받아줄 곳이 없는 그러다 베를린 땅에 등을 기대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의미없는 글자들을 끄적거리고 흔적도 없이 흩어지는 거리를 찍는 일 붙잡으려 무던히 애쓰지만 손을 움켜쥐어도 잡을 수 있는 건 가져본 적 없는 무에 대한 그리움 무한히 떠돌고 떠돌다 잠시 이 세상에 생명으로 살아가 다시 끝없이 팽창하는 죽음으로 돌아가다 잠시 잠깐 베를린에 머물다 떠나다 잠시 잠깐 내 맘에 머물다 떠나다 생명으로 스쳐 지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