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독일

Spandauer D.103 + 645

박찬익 2021. 1. 6. 23:17

- 작은 점이 되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발콘에서 바라봤다. 지난 인사들은 울음을 많이 참았는데 이번 작별은 오히려 덤덤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안 들기도 했지만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는 추억이 완성된 느낌이었다. 액자 속의 우리는 오래 빛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얘기했던 대로 한국이나 미국에서 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끝이 계속 유예되고 있다. 2주간의 소란스러운 선물이 끝났다. 살을 부대끼며 북적북적이던 작은 방도 이제는 넓어졌다.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대신 다시 적막과 고요를 되찾았다. 이불 커버를 돌려놓고 낮잠을 자다가 유투브도 보다가 책을 읽었다. 오롯이 혼자였다. 내가 다시 돌아온 느낌이었다. 친구들과의 시간이 말로 할 수 없이 좋지만 나와는 맞지 않는 옷이라고 결론을 냈다. 나는 스스로 사회적 동물을 벗어나고 있다.

- 나는 사람간의 연결 없이도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기에 그들에게 나 스스로 더 관심을 가지고 그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 방법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요새 더 많이 고민한다. 그런데 이런 끝없고 닶없는 고민이 이제 와서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마침 곽푸른하늘의 한 줄도 쓰지 않았어요가 나온다. 나는 잘못되지도 고장나지도 않았다. 그치만노래 가사처럼 엉망진창인 삶에, 세상에 덧칠하지 않는 게 최선이다. 

- 끝없이 읽고 생각하고 대화한다. 이 상황에 독일은 락다운이 강화되고 연장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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