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독일

Spandauer D.103 + 640

박찬익 2021. 1. 1. 19:33

- 아직 2020년도 적응하지 못했는데 2021년이 됐다. 어쩌면 태어나서 하루도 삶에 적응하지 못한건 아닐까. 아무래도 좋다. 이제는 내 달력이 어디까지 넘겨질지 궁금하지 않다. 언제부턴가 나의 거취가 제일 궁금하다. 여전히 목적지를 결정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어디로 흘러갈까. 최근에 비자카드를 잃어버렸다. 재발급을 받을 생각은 없다. 이리저리 방황하다 떠돌다 어딘가에서 흩어지면 좋겠다.

- 친구들과 바다에서 새해를 맞고 차박을 했다. 독일에서는 처음으로 카운트다운을 경험했다. 소소하게 터지는 폭죽을 보며 앞으로 다시는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구름이 많아 일출은 볼 수 없었다. 바다 사진을 몇 장 찍어왔다.

- 텅 빈 도시 텅 빈 바다 텅 빈 하늘 보이는 모든 것이 비어있다. 종 갈매기 파도의 소리만 무한히 메아리 울린다.

- 베를린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노래를 불렀다. 레퍼토리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곡들에 슬퍼졌다.

- 집에 돌아오니 같이 살던 사람이 떠났다. 잘가라는 인사도 못했지만 아쉽지 않았다. 그 역시 그랬으리라. 나 역시 그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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