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조각, 결

10452

박찬익 2020. 11. 11. 00:30

없어지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계획은 1년이었는데 6개월 만에 인스타그램을 다시 깔았다. 아직 나를 기억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근황과 안부를 궁금해했다. 뭐하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하면 다들 의아해하거나 조금 당황하는 거 같았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데 지금 내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뭐가 많이 결핍된 사람처럼 보이나 보다. 모두에게 내 어려움을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구구절절 설명하기가 귀찮았다. 내가 우울하고 힘든건 외부 환경 때문이 아니라 내부의 문제여서 말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고 시간 낭비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냥 좋은 모습들을 보여주다가 또 몇 개월간 잠수를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언젠가 아예 사라진다고 해도 그러려니 하는 때가 오지 않을까. 이틀 정도 짧은 호흡으로 여러 사람과 소통하는게 생각보다 진이 빠지고 어려웠다. 이제는 다시 전과 같이 관계를 가지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요새는 긴 호흡으로 메일로 소통하는 편이 더 좋겠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실제로 메일이 오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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