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친/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박찬익 2020. 4. 15. 00:47

많은 문장을 썼다 지웠다 바꾸고 고쳤다를 반복했다. 어떻게 여행을 정리할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시간이 담겨있는 메모리카드를 파리로 가는 버스에서 잃어버려서 남은 사진이 별로 없지만 사진을 다시 하나씩 꺼냈다. 몇 개의 사진들이 이제는 기억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지난 겨울의 스트라스부르를 생생하게 끄집어낸다. 4개월이나 지났음에도 여전히 오늘처럼 생생하다. 

차가 조금 밀리는 바람에 도착 예정시간보다 늦었다. 이미 밤이 짙게 내려 앉았다. 장시간 버스를 타서 배가 조금 고팠다. 처음 버스에 내려서 마주한 공기는 지독하게 차가웠다. 도시가 안개에 잠겨있었다. 빛의 번짐을 방해하는 답답한 수증기로 가득했고 여러 감정이 담긴 짐가방을 끌고 숙소로 갔다.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밝게 맞아줬다. 그 웃음에 순수함이 맑음이 느껴졌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호스트였나 생각해봤다.

짐을 풀고 옷을 더 껴입고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한식이 땡겨서 음식점을 찾아봤는데 평이 좋은 한 곳은 닫혀있었고, 다른 곳은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쌌다. 메뉴를 결정하지 못하고 찾아 헤매다가 지나가다 본 햄버거를 먹었다.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조금씩 많아졌다. 옆에 테이블에는 독일말을 하는 두 남자가 앉아서 햄버거를 금새 해치우고 자리를 떴다. 

배를 채우고 도시를 탐색했다. 이미 늦은 시간이라 문을 닫은 가게들이 많았지만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도시가 밝게 빛났다. 예쁘고 아름다웠다. 사진을 마구 찍었다. 이번 여행부터는 영상도 담기로 해서 영상도 담았다. 올까 말까 많이 고민했지만 역시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과는 다른 분위기지만 익숙하면서도 불어가 주는 신선함과 데코의 다양함을 새롭다고 느꼈다. 

더 이상은 슬퍼서 쓸 수가 없다. 옮겨서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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