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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생활/독일

[potsdamerstraße 63] +353

베를린으로 이사해서 먹고 자는게 전부. 대부분 가게들은 문을 닫았고 그나마 장사하는 곳도 3시까지만. 코로나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변경됐다. 지금 당장 가고 싶지만 비행편이 없어서 마냥 여기에 묶여 있어야 한다. 독일 생활도 내 삶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기차에서 쓰러지고 집에 와서 죽을 뻔한 뒤로 약 중단. 술을 안마시면 되는데 그럴 수는 없으니까 약을 그만 먹기로 했다. 약을 안먹으니까 확실히 죽는 생각이 잦아졌다. 잦아진 정도가 아니라 하루 종일 죽는 생각.

내가 가진 모든 걸 버렸다. 이제 더 이상 버릴게 남아 있지 않다. 나 자신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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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첼시♬ 2020.03.20 16:44 신고

    언제 들어오세요.
    와서 자가격리 끝나시면 한번 뵈어요.
    생각은 너무 많이 하지 마시고요. +_+

  • Normal One 2020.03.21 19:09 신고

    베를린이시군요... 요즘 유럽 심각하던데 몸조리 잘하시길.

  • aqui 2020.03.25 10:50

    가끔씩 올라오는 생존신고 글들로 안심했었는데 그 사이에... 내가 누군지 아마 이제 기억을 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댓 함 써두고 싶어져서 감히 남겨본다

    마음을 차차 황폐하게 하는 공적인 사적인 일들이 연속으로 일어나서 손도 채 못쓰고 당하게 되는 순간들이 살면서 누구에게든 종종 있을 수가 있는 것 같아. 경제적으로도 빠듯해지면 질수록 더욱 더 가열차게 나 자신을 학대하게 되고 그렇게 낮아진 자존감으로 무엇도 채 극복하지 못하고 약해져가는 악순환.

    잘못이라기보다 순해서, 독해서. 귀해지고 싶어서, 귀하지 않아서. 평범하지 못한데 평범해서. 별 것을 기대하지만, 그 어디에도 도무지 별 것 없어서.

    사는 곳에서 탈출해야겠다 생각이 막 들지만 실은 나 자신 나 자체로부터 탈출하고 싶은 욕망. 답답하고 갑갑해서 거기서부터 오롯이 탈출하면 좀 나을까 편할까 싶기도 한데

    근데 그러면 그냥 끝. 암흑
    사후세계는 나도 모르겠으니까 차치하고

    그런 감정 나역시 겪어봤고 겪고 있는 일이지만 섣부르게 괜찮은 거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정확한 해법이 없더라. 죽는 거는 답이 될 수 없는 그냥 강제종료같은 것. 어차피 내가 직접 정하지 않아도 때 되면 내일이든 모레든 한달 후든 1년 후든 죽을 상황이면 죽을 거니까

    어찌되든 솔직히 막 되게 오래 살고 싶진 않아서 적어도 몇년은 두고보자는 느낌으로 살고 있음
    그러면 의외로 막 살 수 있음. 망가지고 타락하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냥 벌 정도로만 벌고 쓸 정도로만 쓰고 하고 싶지 않은 건 안하고 답답하면 울다가 웃음 나오는 거 있음 그걸 보다가. 낮에는 뭔가 몸에 좋을 거 같은 류를 갈아마시고 하루에 한끼정도만 챙겨먹고

    누구한테는 너무도 아깝고 필요했을 목숨 적어도 내 손으로는 져버리지 말자는. 절실해서 답은 이것뿐이라는 속단 속의 무례는 범하지 말자면서 버티는.

    하나하나의 현상과 내 감정에 의미부여를 깊게 하지 말고 존재가치 나 자신에 대한 기대치, 실망감 그런 것따위 한켠으로 밀어버리고 그 모든 별스럽지 않음까지도 모두 나란 사람 자체라는 걸 받아들여주었으면. 평범하게 약한 너란 사람을 너마저 외면하지 말기를. 할 수 있으면서 하지 않는 선택을 내리지 말길.

    사진이건 사진이 아니건, 내 마음을 조금이나마 흥하게 하는 순간의 무엇을 찾아내어 하기. 거창한 의미의 과업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1분 뒤의 내가 했으면 좋겠는 행동들. 아 오늘은 10시쯤에 있는 재료로 비빔밥 해먹어야지, 라거나 먹고 나면 음식물냄새 나니까 바로 설거지 해야지 라거나 이틀 전 사다둔 푸딩 까먹어야지. 하는 그러한 소소한 수준으로도 실행을 했다면 스스로를 진심으로 칭찬해주기. 하기 귀찮았을텐데 했네- 대단하네 하면서 말이야. 단순히 의욕이 없을 때에는 그 정도의 수행도 큰 일이더라. 적어도 나는 그랬음

    주제넘었거나
    주제에서 엇나갔다면 미안
    어쨌든 무엇으로든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암튼 또 보러 오겠음 그때까지 모쪼록 건강하기를

    • 찌개집알바생 2020.03.26 08:15 신고

      로그아웃하고 강제종료하고픈 순간이 계속계속인데ㅠㅠ감사해요누나 많이 위로받고 덕분에 오늘 몸을 움직였어요! 빨래도 하고 요리도 하고 조금 더 움직여보려고용. 할 수 있으면서 하지 않는 선택은 하지 않아보려고용:)
      곧 한국에 가는데 국수한그릇합시당!

  • aqui 2020.03.31 16:04

    그래 가자, 조심해서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