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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미국

NEW YORK +3

28km, 4만5천걸음

오늘도 일출을 보려고 일찍 일어났지만 늦게 나오는 바람에 일출은 포기했다. 뭐 한번은 보지 않을까 한다. 소고기를 먹고 나갈까 고민하다가 그냥 나가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날씨를 체크하고 양치만 하고 옷을 어제보다 더 따뜻하게 입고 나왔다. 롱패딩을 입고 모자도 썼다. 장갑도 챙겼다 그렇지만 신발이 미스였다. 컨버스를 신었는데 생각보다 더 추워서 발이 시려웠다.

상쾌했지만 곧 추워졌다. 이제 정말 추위가 시작되나보다. 아침으로 팬케잌을 먹을까 하다가 길을 잘못들어서 다음으로 미뤘다. 프랭클린 에버뉴 쪽으로 걷다가 도로에 있는 카페로 들어갔다. 라떼도 먹고 싶었는데 초콜렛 전문이라고 해서 핫초코와 크루아상을 주문했다. 버터크루아상을 달라고 했는데 잘 못알아들었다. 앞으론 ‘버러’라구 해야되겠다. 미국영어 어렵다^^^ 가격이 사악했다. 크루아상이 4달러! 독일이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카페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으면서 오늘 뭐할지 생각했다. 브루클린 브릿지를 건너서 맨하탄에 가기로 했다. 카페 안으로 햇살이 기분좋게 들어왔다. 맑은 하늘을 보면서 또 걸었다. 가다가 길에서 나눠주는 공짜 커피도 마셨다. 

아틀란틱 에버뉴 쪽으로 갈까 하다가 어제 걸은 길이어서 풀턴 스트리트로 가기로 했다.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웠다. 옷을 이렇게 입어도 추우면 어떡하나 걱정을 조금 했다. 길을 따라 쭉 걸으면서 사진을 찍었다. 아직 장사는 하지 않았지만 주변에 들어가고 싶은 가게들이 많았다. 주거 지역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거리에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뉴욕 사람들은 하루를 언제 시작하나 궁금했다. 쭉 걷다가 중간에 스타벅스에서 몸도 좀 녹일 겸 잠깐 쉬다가 다시 또 걸었다. 길 끝에는 내 방향을 알려준 고층 빌딩들, 버로우 홀이 나왔다. 주위 높은 빌딩들에 안긴 듯한 버로우 홀이 멋졌다. 버로우 홀에서 맨하탄 브릿지가 보였는데 그것도 꽤 멋졌다. 겨울이라 그런지 공원으로 이어지는 광장에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텅빈 광장,  그리고 강한 바람에 휘날리는 성조기들이 미국에 왔다는 느낌을 줬다. 

벤치에 앉아 여유있게 햇살을 맞으며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추워서 멈출 수 없었다. 나는 계속 걸어야한다. 브루클린 브릿지를 또 건넜다. 어제와는 다르게 하늘에 구름하나 없이 정말 청명했다. 느낌이 어제와 또 달랐다. 시원했지만 추웠다. 다리 위는 바람이 어제보다 더 강하게 불었다. 모두가 찍는 위치에서 나도 적당히 사진을 찍고 걸었다. 브루클린 브릿지에서 찍고 싶은 사진이 있어서 계속 기다렸는데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기다리면서 초코바도 먹고 프로틴도 먹었다. 아 프로틴은 정말 건강한 맛이었다. 한 시간 정도 기다렸는데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오늘은 이정도로 만족하고 다음에 오기로 하고 맨하탄으로 넘어갔다. 

어제는 차이나타운, 리틀이탈리쪽으로 갔는데 오늘은 브로드웨이를 걷기로 했다. 시티홀을 지나 쭉 걸었다. 또 걷다가 스타벅스에 가서 카메라 충전을 하면서 쉬었다. 추위를 피하기 제일 좋은 장소인듯 하다. 스타벅스에서 책을 읽다가 멍하니 앉아 있었다. 앉아있는 사람, 서있는 사람 각자의 방법으로 커피와 수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한 시간쯤 있다가 나와서 또 쭉 걸었다. 걷다보니까 소호가 나왔다. 쇼핑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는데 소비천국에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거의 모든 가게가 세일을 하고 있었다. 예쁜 옷들도 정말 많았다. 게다가 싸기까지. 먹는건 싸지 않은 느낌인데 옷은 싸다. 이 가게 저 가게를 구경하면서 옷도 입어보고 신발도 신어보고 탈의실에서 사진도 찍고 재밌게 놀았다. 여러 가게를 갔는데 갈 때마다 일하는 분들이랑 뭐 거의 절친 될 뻔 했다. 다들 인사도 잘해주고 친화력이 너무 좋았다. 이런 분위기를 느끼고 나니까 독일은 확실히 지갑 여는 방법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웬디스에 행사 품목이 있었는데 햄버거를 2개에 5달러에 팔았다. 콜라를 추가해서 7.xx를 내고 늦은 점심을 먹었다. 가격이 아침보다 저렴했다. 단골 예약이다. 팁도 안줘도 된다. 

오늘은 미션이 두개 있었는데, 하나는 환전이고 하나는 어댑터 사기! 타임스퀘어를 지나서 카메라,음향기기,전자제품매장이 크게 있는데 겸사겸사 거기에 가기로 했다. 노을이 뉴욕의 높은 빌딩들을 따뜻하게 물들였다. 빠르게 바뀌는 시간의 변화를 천천히 걸으면서 잡아보려고 사진을 찍었다. 유니온 스퀘어를 지나 계속 브로드웨이로 걷다가 매디슨 스퀘어 공원을 지나 5번가로 이어지는 쭉 걸었다. 28번가부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주변, 5번과 6번가 사이에 한인 식당, 은행들이 많이 있었다. 타임스퀘어 쪽으로 가까워 질 수록 어두워졌고 거리는 더 화려해졌다. 사람들로 가득한 34번가를 따라 계속 걸었다. 가게는 9번가에 있었는데 하필 오늘 문을 닫았다. 금요일은 한시까지만 영업을 했다. 구글 맵으로 좀 찾아보고 갈걸 그랬다. 누굴 탓할 수도 없고 찍은 사진들로 만족하고 타임스퀘어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걸으면서 또 사진찍으면서 계속 걸었다. 

화려하게 반짝이는 도시 속에서 나는 뭘까,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 생각이 들었는데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지금 사는 이유도 의미도 모르는데 사진 찍는 의미를 알 리가 있나, 그거 찾아서 무엇하나 생각이 들었다. 지금 뭐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찍고 보기로 했다. 가볍게 생각하기로 하고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편하게 막 찍었다. 엄청 찍었다. 

타임 스퀘어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꽤 멀었다. 이미 오래, 그리고 상당히 많이 걸었고 추워서 그냥 지하철을 타고 갈까 고민하다가 걷기로 했다. 왜 그랬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나는 왜 걷는게 좋은지, 좋으면 좀 적당히 하면 되는데 극단적으로 좋아하는지 미스테리다. 결국 브루클린 브릿지를 다시 건너고 나서 지쳐가지고 지하철을 타고 왔다.  

하루가 참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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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rmal One 2020.01.19 15:25 신고

    일단 사진을 찍고 본다는 말에 왤케 뼈 맞은 것 같죠 ㅋㅋㅋㅋ...
    사실 좀 헤맬 때 일단 사진 찍고서 나중에 보면 또 괜찮은 사진들이 있더라구요.
    저도 그러니까 사진 좀 더 찍어야하는데...크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