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친/포르투갈

리스본 4일

박찬익 2017. 8. 8. 00:46

정든 포르토를 뒤로하고 리스본으로 떠나는 날. 점심을 거를 생각이어서 든든하게 아침을 챙겨먹었다. 생과일 쥬스는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아마 기계를 살지도 모르겠다.

오후 기차로 떠나서 호스텔에 짐을 맡겨두고 마지막 발자취를 쫓아갔다. 호스텔 위치가 좋아서 어디를 가도 금방 갈 수 있었다. 신발이랑 안경들이 예뻐서 마지막으로 가게들을 둘러봤는데 결국 사지는 않았다. 평소라면 그냥 질렀을텐데 이상하게 여기서는 돈을 아꼈다. 한국에 돌아갈 생각에 그럴 수도 있다. 돈을 다 쓰고 가면 당분간 손가락 빨아야하니까.

떠나기 싫은 도시다. 다음에 오면 오래 머물러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 때가 언제일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그래도 여기서 있는 동안 맘껏 사치를 부렸다. 산책도 실컷하고 있는 대로 포르투를 즐겼다. 깔끔하고 깨끗하게 여행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기차를 타고 가면서 뒤로 멀어진 포르투 전경은 슬펐다. 그만큼 애정이 많았고 그 어느 도시보다 좋아서였겠지.

붉은 주황색 지붕, 많은 언덕과 깔끔함이 주는 인상은 오래된 커플같은 익숙함이었고 뜨거운 낮과 차가운 밤, 아름다운 도시 외관은 어색함과 설렘이 가득한 첫 여행지 같았다. 낯선 행복을 찾기에 충분한 포르토 여행이었다.

리스본으로 갈 때는 1등석을 타고 갔다. 확실히 편하고 안락했다. 와이파이는 잘 안됐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인터넷이 됐다면 핸드폰만 붙잡고 있었을테니까. 리스본에 가는 이유는 하나였다. 지난 겨울에 프라하에서 신혼여행 촬영한 부부가 포르투갈 여행을 와서 같이 여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예약하셨는데 나를 초대해주셨다. 처음에는 부담되기도 하고 내가 폐를 끼칠까봐 거절했는데 여러번 말씀하셔서 함께 하기로 했다. 내가 포르토에 있는 동안에도 함께 포르토에 있었는데 신기하게 그 부부만 만나지 못했다. 리스본에 이어 포르토까지 함께했으면 어땠을까? 지겨웠을까, 더 재밌었을까?

같은 날 리스본으로 이동하는데 내 기차 시간이 조금 더 빨라서 리스본 기차역에서 부부를 기다렸다. 챙겨온 책을 읽고 있으니까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 체코도, 독일도, 한국도 아니라 이 먼 포르투갈에서 다시 만나다니 정말 반갑고 신기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숙소로 이동했다. 리스본은 포르토 언덕과 비교할 수 없이 힘들었다. 그냥 산 위에 있는 마을로 느껴졌다. 15분 정도를 낑낑거리며 도착해서 바로 퍼졌다.

숙소 근처에 야경 포인트가 있어서 저녁 먹고 나가려고 했지만 설거지를 하고 나니 모두가 귀찮아져서 다들 뻗었다. 제대로 된 여행은 내일부터 하기로 했다. 쉬면서 짐 정리를 하다가 한국에서 가져오신 책을 발견했다. [나의문화유산답사기]와 [오직두사람]이 있었다. 두권 모두 읽고 싶었지만 하나만 빌렸다. 신난다.

마지막 날

노천 카페에서 아침을 보내는 청춘

역시 청춘

여기도 청춘

저기도 청춘

놀고있는 동네 꼬마들

블루칼라

색1

색2

신문

형님, 형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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