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친/베트남

호이안 20일

박찬익 2016. 1. 17. 14:06

오늘은 숙소를 옮겼다. 원래 호이안에 3박만 하려고 했었는데, 여권 문제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루를 더 묵게 됐다. 계속 묵었던 숙소에 있으면 좋았을텐데 남는 방이 없어서 옮겨야만 했다. 짐도 있으니까 조금이나마 가까운 곳으로 골랐다. 여전히 중심가랑 멀기는 하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더 가깝다. 위치 빼고는 전에 있던 숙소가 훨씬 좋은데 너무 아쉽다. 그래도 뭐 나는 어디서나 잘 자니깐 상관없다. 

여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기분이 상할 수 있는 대화를 했다. 사람간의 관계에서 일방적으로 잘못하는 경우는 대부분 없기 때문에 서로 조율해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방은 그게 아니었나보다. 예의없고 경우없는 사람을 어떻게 상대해야하는지 고민을 많이 하다가 그냥 내가 손해보기로 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렇게 큰 손해는 아닌 것 같다. 호이안은 충분히 멋진 도시니까.

체크아웃을 하고 숙소를 옮길 땐 무척이나 더웠다. 점심을 먹으려고 나왔을 땐 갑자기 비가 내리고, 조금 뒤에는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날씨가 오락가락했다. 점심은 값싸고 맛도 적당한 그 곳으로 갔다. 역시나 한국인이 많았다. 사실 타코를 먹으려고 했는데, 일요일은 장사를 안하나보다. 문이 닫혀있었다. 그래서 아쉽게도 다른 걸 선택할 수 없었다. 식사를 하고 시장 구경도 하고 호이안의 옛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비가 와서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책을 읽었다.

생각보다 책을 많이 못 읽었다. 세 권 다 읽을 줄 알았는데, 무겁기만 무겁고 읽지는 않는다. 항상 다음부턴 조금만 가져가야지 하는데, 욕심이 많아서 여러권을 챙긴다. 아마 다음에도 많이 챙길 것 같다. 전자책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더 커지고 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종이의 질감과 냄새가 너무 좋다.

책을 다 읽고 숙소로 돌아왔다. 시간이 저녁을 먹기에는 어중간한 시간이었다. 그래서 그냥 반미를 싸왔다. 반미는 바게트 빵에 여러가지 재료를 속에 넣어서 먹는 샌드위치 같은 것이다. 원래는 베트남 음식이 아닌데 베트남 식으로 바꿔서 먹는다고 했다. 사람들 반미 정말 많이 먹는다. 대형마트에 가도 바게트빵 엄청 산다. 그리고 숙소에서 조식 먹을 때도 대부분 바게트빵을 준다. 프랑스의 영향인가?

숙소에 돌아와서 책도 보고, 영화도 봤다. 사진도 정리하고. 그런데 점점 귀찮아진다. 돌아갈 날이 다가온다는 말이기도 하다. 일기쓰는 것도 귀찮고,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도 힘들다. 정말 무념무상이고 싶었는데, 왜 그게 참 힘든지 모르겠다. 한 해를 어떻게 이어나갈지 고민이다. 걱정은 해도 근심하지 않는 날들이 됐으면 좋겠다. 


1. 일요일 오후를 보내는 방법


2. 저녁 반찬거리를 사는 아주머니. 호이안 시장인데 여기 냄새가 좀 많이 난다.


3. 인력거 행렬. 타는 사람들 보면 거의 다 한국인이다.


4. 어린 소녀들이었는데...내가 뭐라고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5. 웨딩촬영을 하고 있던 커플. 참 예뻤다.


6. 들러리 없이 촬영을 하는건지 신랑이 내내 드레스를 올려주고 챙겨줬다.


7. 자연스러운 대화중에 지어지는 미소가 참 아름다웠다.


8. 이건 베트남 사진기사가 만들어준 모습이다. 그 사진기사는 정면에서 찍었는데, 정면보다 측면이 더 예쁜 샷이었다. 결론은 나짱


9. 나도 예쁜 신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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