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친/포르투갈

포르토 2일

박찬익 2017. 7. 31. 19:27

포르토는 익숙한 도시였다. 많은 여행자들이 칭찬한 도시였고, 무엇보다 한참 도시, 시골 등 공간에 관심을 많이 가질 때 도시 브랜딩의 성공 사례로 접했다. 가끔 서울과 비교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전부터 궁금했었다. 포르토라는 공간은 무슨 색으로 채워졌는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아침 일찍 일어나 샤워를 하고 호스텔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먹었다. 토스트, 씨리얼, 차 등 평범한 조식이지만 나에게는 특별하고 맛있는 아침이었다. 특별히 생과일 쥬스가 있어서 정말 좋았다. 식사를 하고 방으로 돌아와 쉬다가 점심시간에 맞춰 나갔다. 해가 강렬했다. 어제는 그렇게 춥더니 오늘은 또 더웠다. 그래도 짜증은 없었다. 오히려 기대가 가득했다. 뜨거운 해를 받은 포트로의 모습은 어떨까. 

가장 아름답다는 맥도날드부터 아줄레주로 멋지게 꾸민 상벤투 역, 해리포터의 모티브가 된 렐루서점 등 관광명소들을 구경했다. 사실 거리를 구경하고 싶었는데 일요일이라서 문을 닫은 가게들이 많았다. 걸으며 구경하기에는 딱히 좋은 날이 아니었다. 그래도 타일로 꾸민 집들이 신기해 걷는게 아예 재미없지는 않았다. 게다가 골목골목으로 빠지면 또 새로운 문양의 타일들이 맞아줬다. 

나는 포르토를 짧게 경험해서 '이것이 포르토의 정체성이다' 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인상 깊은 모습은 다른 유럽 도시와 마찬가지로 전통을 무시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주변과 조화를 이루면서 각자의 개성이 돋보이는 건축양식이다. 겉으로 봐도 더 보고싶고 알고싶은 건물들은 나를 자극한다. 저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무엇을 하며 살지. 모두가 평범해보이지만 하나도 평범하지 않을 그들의 일상이 궁금했다.

그런면에서 서울은 참 멋이 없다. 나도 물론 서울에 살았지만, 서울을 채운 공간은 아파트, 빌라, 상가로 여백이 없다. 빽빽하고 가득한 그 구조물들은 짓는 누군가의 철학도, 어떤 전통도 없이 비슷하다. 그 모습이 우리의 전통이 되버렸는지도 모른다. 빠르고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로 어쩔 수 없었겠지만 더 잘할 수 있었을텐데, 예쁜 도시로 남을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그래서 더욱 포르토는 매력있었다. 오랜 세월을 정교하고 섬세하게 담아낸 포르토를 걸으며 나도 속도를 맞춰 천천히 그 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도망친 > 포르투갈' 카테고리의 다른 글

35mm 포르토(2)  (0) 2018.01.11
35mm 포르토  (0) 2018.01.08
리스본 4일  (5) 2017.08.08
포르토 3일  (0) 2017.08.03
포르토 2일  (2) 2017.07.31
포르토 1일  (7) 2017.07.29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