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친/이탈리아

로마 8일

박찬익 2017. 7. 24. 01:18

와우! 8 호스텔을 예약했는데 4인실을 주셨다. 게다가 사람도 없고 바람도 통하고 선풍기까지! 그래서 아주 편하고 쾌적하게 잤다. 전날 부족한 잠까지 몰아서. 오늘은 로마로 떠나는 날이다. 이탈리아의 마지막 도시 로마! 여름의 로마가 기대되기도, 걱정도 된다전에 왔을 때는 4월이었는데 그때도 무지하게 더웠다. 낮에 돌아다니기 힘들 정도로. 이번에는 어떨까?


나폴리에 있으려다가 로마를 즐기고 싶어서 아침 먹고 바로 출발할 있는 시간의 기차를 예매했다. 8시에 일어나서 20분정도 뒤척이다가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다풍성하고 굉장한 아침은 아니지만 스탭들이 정말 친절하게 챙겨줬다. 씨리얼, 토스트, 오믈렛까지. 배부르게 먹을 있다마지막으로 차를 마시며 배를 채웠다. 오랜만에 차를 마시니 좋다 맛은 모르지만 이제 식전이나 식후에 차가 없으면 어색하다아침을 먹고 조금 쉬다가 짐을 싸서 기차역으로 갔다. 짧게 있었지만 아쉽거나 하지는 않았다. 언제 다시 올지는 모르겠지만 안녕!


기차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탔다. 대부분 핸드폰을 했는데 게임을 엄청 소리를 하고 동영상도 이어폰 없이 본다. 눈치를 줘도 모른다개인의 자유를 나는, 그리고 사회는 얼마만큼 허용하고 있을까? 시선으로는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일기도 쓰고 책을 읽다보니 벌써 3시간이 훌쩍 지나고 로마에 도착했다테르미니 역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원래는 걸어다니려고 했는데 숙소를 엉뚱하게 예약하는 바람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다. 그래서 로마패스2일권과 일일권을 끊고 숙소를 가기위해 버스를 찾아나섰다. 복잡하다. 버스를 찾아 오래 헤매다가 더위에 지쳐서 현지인 아주머니에게 여쭤봤다. 버스 숫자를 보여주면서 어디로 가야되는지 영어로, 한국어로 물어봐도 모르셨다. 사람들한테 물어 물어 버스는 저기 있다고 손가락으로 가르켜주셨다.


마침 버스가 들어오고 있었서 달려가서 탔다.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다행히 자리에 앉았는데 일어섰다. 어떤 할아버지가 앞으로 오셨는데 가방을 맡아달라고 하셨다. 차마 계속 안자있기가 불편해서 자리를 양보했다. 그렇게 10 정도 가서 내렸다. 버스 바로 앞이 숙소다위치도 좋고 좋았는데 다만 아침이 포함되지 않았다. 비싼 호텔이었는데 속상했다.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은 잘못이다. 괜히 억울했다.


로마는 두번째라서 정보가 없어도 괜찮았다. 중심지에 관광명소가 집중되어 있기도 하고 로마는 도시 전체가 유적지여서 걸어서 천천히 즐길 있다숙소 앞에 있는 버스는 콜로세움을 지나가지 않아서 조금 떨어진 정류장으로 갔다. 짧은 거리였는데 해가 뜨거워서 힘들게 느껴졌다. 걸으면서 옆으로 보이는 로마시대 건축들을 보면서 내가 로마에 다시 왔다는 것을 실감했다버스에서 콜로세움을 봤는데 다시 봐도 웅장하고 멋지다. 아직 무사해서 다행이다


버스에서 내려 골목들을 걸어서 처음 곳은 바로 판테온이었다. 지금까지 가장 보존이 고대 건축물이다. 원래 여러 장식물로 화려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벗겨지고 훼손되어 황량했다. 그래도 시절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은 가히 기적이다. 모든 신을 위한 신전에서 중간에 성당으로 변신해서 오래 살아남았다. 만약 누군가 성당으로 용도 변경을 제안하지 않았다면, 지금 판테온은 없을지도 모른다당시 정황상 기독교를 공인할 밖에 없었지만 다신교와 다문화가 기본 정책인 로마가 유일신 사상을 가진 기독교 국가가 일은 아이러니다. 어떤 역사학자는 기독교의 유입이 로마의 멸망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너무 확대 해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로마가 하루 아침에 세워지지 않았듯이 하루 아침에 몰락하지도 않았으며 다양하고 복잡한 프로세스로 로마는 무너졌다. 하지만 기독교의 공인으로 로마의 전통 가치, 생활 양식에 문제가 생겼고 그로 인해 심각한 사회적 혼란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다원화 그리고 다문화는 현대 사회의 특징이다. 이로 생기는 사회 문제는 세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숙제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모두 함께 더불어 사는 그런 날이 오기를 고대하지만 현재는 문제가 많다. 해외 수출 말고는 달리 살 방도가 없는 우리나라 역시 다문화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문제들이 넘쳐난다. 덩치만 컸지 어린아이다. 새로운 대통령과 정부가 좋은 정책으로 하나씩 풀었으면 좋겠다. 그러라고 나의 권리를 양도한 것이니까.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내가 있는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


판테온 내부를 구경하고 나와서 버스킹하시는 기타리스트 할아버지 노래를 들으며 판테온 사진을 찍었다. 비틀즈의 ‘Hey Jude’ 멋드러지게 흘렀고 사람들은 흥얼거리기도, 춤을 추기도 하며 각자의 스타일로 흥을 느끼며 판테온을 즐겼다. 아름다웠다판테온에서 나보나 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도를 따라 걷는데 경찰들이 길을 막고 있었다. 웅성거리며 소리가 났다. 시위를 하는 했다. 여기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거리로 나왔을까? 길을 우회해 다른 골목에 들어섰다. 걷다보니 끌리는 서점이 있었다프랑스 서점이었는데 느낌이 좋았다. 서점에 들어가서 둘러보는데 나를 사로잡은 것은 오드리 햅번이었다. 역시 사랑스럽고 아름답다. 프랑스어를 읽을 없어서 너무 아쉬웠다. 나는 독일어를 배운 것인가. 기념으로 사기에는 가격이 비싸서 도로 내려놨다. 두고두고 아쉬웠다. 문을 닫는 시간이었는지 셔터를 내렸다. 다음에 다시 와야지!


나와서 나보나 광장, 대법원을 들러 트레비 분수, 스페인 광장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귀찮아서 줄로 줄였다. 확실히 지친게 분명하다. 사진 찍는 일도, 생각하는 것도, 돌아다니기도. 생각없이 복사하듯 찍는 내가 싫어졌다고 해야하나. 만들어 내지는 못하면서 비판은 잘하는 내가 싫었다. 어떤 부분에서는 다르고 싶은데 평범하고 평범하고 싶은 부분에서는 다르고. 지 멋대로다. 에휴.


로마의 밤은 로맨틱했다. 다른 어떤 도시보다. 그래서 사람들을 찍을 죄다 흐릿하게 찍었다. 기억하고 싶지 않았나보다. 혹은 잊고 싶거나.


기타리스트


미소


장바구니, 자전거, 흰 티, 리바이스 청바지


오드리


나보나 광장에서


나보나 광장


베드로 성당


자전거 아주머니


트레비 분수


카페


길거리


상점가


스페인 광장


스페인 광장







베드로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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