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친/이탈리아

나폴리 7일

박찬익 2017. 7. 22. 02:50

버스에서 내리고 제일 먼저 말은춥다였다. 여명에 차가운 새벽 바람은 내가 생각한 느낌과 많이 달랐다. 남쪽은 새벽에도 더울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여섯시 정도면 매우 밝을줄 알았다. 아직 해가 뜨기 , 사람들의 하루가 시작되기 나폴리는 고요했다. 위험하고 무서운 이미지보다 많이 낡고 못사는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모습이 무섭고 위험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어떤 대상에 대한 선입견은 위험하다. 대부분 선입견에서 끝나지 않고 사실로 받아들여 진위를 가리기 어려워진다나폴리가 전혀 무섭지 않았었는데 저녁에 한 우크라이나 남자가 나에게 카메라를 어깨에 매고 있으니까 여기 나폴리라며 조심하라고 했다. 미리 조심해서 나쁠건 없지만 그 뒤로 괜히 지나가는 사람들 신경쓰고 의심하고 무섭게 생각하고 긴장했다. 공포는 어디에서 오는걸까

아무도 없는 , 가끔 차가 하고 지나가는 길을 따라 걸었다. 도로는 많이 더러웠다. 쓰레기통은 10m 하나씩 있던데 바닥에 쓰레기가 넘쳐나는지. 잠에서 비둘기들이 아침을 해결하느라 바빴다. 땅은 냄새나고 더러웠지만 해가 뜨는 하늘은 정말 아름다웠다. 피곤하고 지쳐서 얼른 짐을 풀고 싶은 마음에 사진을 찍지 않은게 아쉽다.

나폴리는 여러모로 조지아랑 비슷했다. 무엇보다 건물들 모양이나 , 분위기까지. 게다가 낡고 더럽기까지. 거기에 걸려진 빨래들, 오래된 . 이런 모습들이 익숙해서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나보다.

나폴리 역에서 20 정도 걸어서 호스텔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이라 문이 닫혀있어서 초인종을 눌렀더니 문이 열렸다. 24시간이었지만 내가 자고 있는 스탭을 깨워서 미안했다. 이른 시간이라 체크인을 하려면 돈을 내야한다고 하길래 체크인은 안하고 짐만 맡아달라고 했다. 어차피 오늘 포지타노에 다녀올 예정이어서 괜히 이유가 없었다. 와이파이를 잡아서 정보를 알아보고 나폴리 역으로 다시 돌아갔다. 호스텔에서 연계하는 투어프로그램들도 있었는데 나는 그냥 혼자 다녀오는 편이 맞기 때문에 가지 않았다. 

나폴리에서 살레르노는 기차로 이동하고 살레르노에서 포지타노는 배로 이동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이동하면서 만난 풍경들도 끝내주고 여러모로 좋은 선택이었다. 특히 기차로 이동하는 구간은 어느 풍경보다 멋졌다. 왕복 10유로도 안되는 가격에 이런 호사를 누릴 있다니. 역시 유럽은 기차 여행이다!

살레르노에 도착하고 나서 후회했다. 나폴리가 아니라 살레르노에서 묵을걸. 나폴리보다 훨씬 깔끔하고 깨끗했다. 휴양지 느낌도 많이 나고 도시가 예뻤다. 다음에 오면 여기서 지내야겠다.

선착장에 가서 표를 구입하고 막간을 이용해 주위도 둘러볼겸 걸었다. 방파제 쪽으로 걸었는데 쪽에서 여러 명이 수영과 광합성을 하고 계셨다. 정말 파란 바다에 너무나 자유롭게 옷을 벗고 입수하는 모습이 행복해보였다. 친구랑 자전거타고 와서 수영하고 수다떨고 선탠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일상이 부러웠다. 나는 누군가와 시간을 때우거나 함께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었는데 사람들은 가지고 있는걸 활용하는 모습이 멋지다. 그들에게는 우리의 일상이 부러울까? 누구에게 부러움을 사기 위해 살지는 않지만 그런 삶을 살아보고 싶기도 했다. 누군가가 자기 자신을 위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 멋지고 부럽다. 나도 그렇게 살아보기로 다짐했다.

이탈리아어를 하면 그들과 대화하고 싶었는데 능력부족으로 사진만 찍어드렸다. 지나갈 때마다 아저씨, 할아버지들이 인사하고 사진찍어달라고 하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순수하고 맑아보였다. 

살레르노에서 포지타노까지는 중간에 아말피를 경유하는 노선으로 1시간 정도 걸렸다.(아말피도 가보고 싶었서 돌아올 가볼까 했는데 결국 배에서 눈으로만 봤다.) 내리쬐는 해가 정말 타들어갔다. 너무 뜨거워서 안바르던 선크림까지 발랐다. 그렇게 몸은 익었다. 그래도 정말 파란 바다를 보면서 견딜 있었다. 누가 물감을 풀어놓은 알았다. 아니 세트장이었다. 그건 분명히 트루먼쇼같은 세트장이었다. 바다가 정말 예쁘고 아름다웠다. 괜히 아말피 코스트가 드라이브 명소로 꼽히는 것이 아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내가 거기에 다녀왔다니 꿈같다. , 꿈이었나보다. 그건 실화가 아니었다.

바다 감상을 하다가 순식간에 포지타노에 도착했다. 바다에는 요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고 해변가에는 수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래부터 꼭대기까지 어떻게 지었는지 상상이 안가는 예쁜 집들이 빼곡했다. 형형색색의 집들과 파란 바다가 만드는 컬래버레이션은 환상이었다. 괜히 관광객으로 붐비는게 아니었다. 나도 어서 무리의 일원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 더웠다. 정말 더웠다. 당장 바다에 뛰쳐 들어가고 싶었지만 꼭대기에 올라가 전망을 한번 보고 내려오고 바다에 가고 싶어서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이 예뻤다. 물론 더웠지만 참아야지 없었다. 여름인걸. 

가게들, 걸려있는 옷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스타일이었다. 구매욕을 마구 자극했지만 유혹에 넘어가지는 않았다. 사고 싶은 마음보다는 들고 돌아갈 일이 귀찮았다. 꼭대기까지 올라가려 했지만 더워서 중도 포기. 사진만 찍고 도로 내려왔다. 사진도 많이 찍었어야 했는데 요새 슬럼프다. 의미없이 셔터만 누르고 있다. 재미도 없고 덥고. 그래서 안찍고 있었는데 언제까지 이럴런지는 모르겠다. 

해변가로 가서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살도 엄청 태우고 수영도 하고. 여유가 있었으면 썬베드를 빌렸겠지만 나에게는 사치였기에 그냥 광합성을 하기로 했다. 그래도 행복했다. 즐거웠다.

배틀트립에 나온 레몬셔벗도 먹었는데 속은 느낌이었다. 방송에서는 엄청 맛나보였는데 역시 배우들은 배우였다. 솔직히 피렌체에서 먹은 젤라또가 훨씬 맛있었다. 레몬셔벗 하나 먹을 가격에 젤라또 8개를 먹을 있는데! 그리고 포지타노에서 아말피로 이동하는 구간에 동굴을 거치는 투어 프로그램이 있는데 12유로? 정도로 방송됐는데 사실은 100유로 정도다. 10 정원인 보트인데 그거를 뿜빠이하면 명이 12유로 정도 부담하면 되는 가격이었다. 방송보고 나도 하려고 했는데 괜히 속상했다. 그래서 아말피 안가고 그냥 포지타노에서 계속 놀았다. 다음 이야기도 많은데 피곤하다.


나폴리 역 가는 길



나폴리 역 앞


살레르노 항구


살레르노 안녕~


멀리 보이는 아말피


아말피


아말피


아말피 안녕~


안빈낙도


포지타노


그렇답니다


포지타노


얼마 전 임진왜란 팟캐스트를 들었는데 묘하게 비슷하다


떠나기 싫은 포지타노


다시 아말피, 돌아가는 길


안녕 아말피~


다시 살레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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