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친/영국

인버네스 6일

박찬익 2017. 6. 29. 22:42

인버네스에 온 가장 큰 이유는 스카이 섬에 가기 위해서였다. 인버네스를 거점으로 하이랜드를 돌아보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날씨가 여행하기에는 딱히 좋지 않았다.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그냥 아쉬움으로 남기고 다음에 다시 오기로 했다. 오늘은 숙소에서 하루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늘어져 하루를 보냈다.

어제 마트에서 사온 감자, 계란, 과일, 스프, 차로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로비에 앉아서 뭐하면서 시간을 보낼지 생각하다가 영화를 보기로 했다. 일본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를 만난다]를 봤다. 스토리가 개연성이나 짜임새가 부족하긴 했지만 시간과 공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영상도 아름다웠다. 정말 시간을 보내기 딱 좋은 영화였다. 길게 리뷰하고 싶은데 그러면 시간이 너무 많이 필요하니까 다음에. 항상 다음이라고 하고 안하지만.

영화를 보고 점심을 먹었다. 호스텔 주인이 보면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려나. 밖에 나가지도 않고 숙소에서 노트북만 붙잡고 밥 먹고 또 노트북만 보고 있으니까. 그래서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사실 저녁 먹을게 없어서 장도 보고 바람도 쐬고. 근처에 있는 빅토리안 마켓에 다녀왔다. 

아주 오래 전부터 어시장을 중심으로 발전한 시장인데 큰 불이나고 이정도만 남았다. 그래도 인버네스에서는 꽤 큰 시장으로 보였다. 물론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를 이길 수는 없겠지만.(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른다. 그냥 혼자만의 추측!) 그래도 사람이 꽤 있었다. 그리고 가게마다 독특하고 개성 넘쳤다. 품질도 매우 우수하다고.(사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전해짐!)

내가 춥게 느껴서 그랬나?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뿜뿜이었다. 여긴 겨울이 분명했다. 눈이 내렸으면 참 좋았을텐데. 핑계삼아 겨울 옷 쇼핑좀 하게. 하지만 눈은 오지 않고 쇼핑도 못했다. 시장 분위기가 정말 엄청나게 좋았지만 내 지갑을 열지는 못했다. 대신 셔터를 많이 눌렀다. 필름이 어떻게 나올지 정말 궁금하고 기대된다.

저녁은 과일과 채소! 건강식으로 준비했다. 물론 고기도 함께. 스테이크를 썰고 싶어서 소고기를 샀지만 다진 고기같았다. 속았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으니 기분은 좋았다. 역시 고기는 언제나 행복하다. 저녁을 먹고 또 영화를 봤다. 봤던 영화 또 보기는 좋아하는 일 중 하나, 게다가 여행지라면 더더욱! 그래서 오늘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또 봤다. 볼 때마다 오드리 햅번은 왜 더 사랑스러워지는지. 소장하고 싶다 정말. 그런데 왜 이렇게 영화를 많이 보나 했더니 수첩도 없고 책도 없다. 이번 여행의 아주 큰 미스다. 뭐라도 쓰고 뭐라도 읽어야 하는데. 다음 여행에는 꼭 챙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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