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친/조지아

쿠타이시 1일

박찬익 2017. 6. 3. 23:50

쪽잠을 자고 부리나케 나왔다. 몇일 모든 것을 녹일듯이 뜨겁더니 새벽 공기는 차가웠다. 자크를 목까지 올리고서 늦을까 노심초사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일찍 준비해도 맞춰서 나가는지 미스테리다. 그래도 늦지 않았다. 문제는 항상 버스가 늦게 와서 똥손을 탓하게 하는데 왠일로 버스가 늦지 않고 시간에 왔다

자리에는 금발에 곱슬머리 남자가 앉아 있었다. 자리라고 말했더니 다른 자리 많다고 말하며 비켜주려고 했다. 말이라도 하지 말았으면. 그냥 거기 앉으라고, 쿨하게 kein Problem^.~ 해주고 자리에 앉았다. 옆에 한달이라고 말하기에는 민망한 작은 가방을 내려 놓고 밖을 봤다. 마침 버스는 엘베 강을 건너고 있었다. 밖에는 밝아오는 하루를 맞이하는 드레스덴이 눈에 들어왔다. 아름답고 예쁘게 빛났다. 당분간 안녕, 작별을 나눴다.


전에 집에서 아버지랑 티비를 보다가 조지아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적이 있다. 당시에 조지아의 풍경, 음식, 사람들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졌다. 언젠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진짜가 됐다. 조지아를 선택한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이유는 시간이 언제나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이 아니면 그냥 마음 속에 묻어둘테니까. 없으니까, 지금이 아니면 없으니까 그래서 기회를 만들고 떠나기로 했다


베를린-쿠타이시 항공편은 위즈에어를 이용했다. 나쁜 후기들이 많았지만 매우 만족! 일단 저렴하니까. 다음에도 기회가 있다면 이용해야겠다. 사실 위즈에어 말고 대안이 없었다. 특히 짐이 문제였는데 생각보다 빡빡하지 않아서 당황했다. 초과할까봐 걱정했는데 검사도 딱히 하지 않았다. 무거운 보다는 가볍게 다니는게 수월하기에 기분 좋게 출발했다.

착륙하자 사람들은 박수를 쳤다. 어떤 사람은 십자가를 그렸다. 나도 무사히 오게 됨을 감사했다. 쿠타이시 공항은 매우 작은 공항이다. 비행기는 내가 타고 비행기가 전부였다. 낯선 외국인을 반겨준 것은 뭐라고 적혀있는지 없는 그림같은 글자들이었다. 그리고 입국심사를 하는데 담당자가 한국을 모르는지 시간이 걸렸다.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고 사람이 괜찮다고 했는지 후에 통과시켜줬다. 밖으로 나오니까 금발에 라면처럼 머리를 볶은 여자가 버스티켓 저기서 판다며 호객을 하고 있었다. 가볍에 미소를 날려주고 환전하는 곳을 찾았다. 100유로를 환전하고 버스 티켓을 사러 갔다. 옆에 유심도 파는데 광고판? 뭔가 비싸보여서 유심은 안샀다. 원래 계획은 공항 밖으로 나가서 이것 저것 물어보고 흥정해서 제일 방법으로 시내에 나가려고 했는데 공항 밖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리고 버스가 제일 쌌다. 다른 지역으로 가는 버스들도 있었는데 나는 쿠타이시 시내로 가는 버스티켓을 샀다. 티켓을 사는데 파마머리 여자애가 한국에서 왔냐며, 자기 한국 엄청 좋아한다고 난리 났다. 숙소 주소 알려주면 거기까지 데려다 준다고해서 적어줬다. 그리고 타는데까지 계속 안내해주고 웃어줬다. 내가 좋았나? 호의와 친절에 착각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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