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친/베트남

무이네 13일

박찬익 2016. 1. 11. 06:22

숙소가 생각보다 시끄러웠다. 도로가 바로 옆에 있어서 그런가보다.

잠을 좀 설치고서 새벽 네시에 눈을 떴다. 조금 더 잘 수 있는데 일찍 깨면 너무나 억울하다.

투어를 예약한 시간이 4시 40분이어서 좀 누워있다가 나왔다. 지프차를 타고 선라이징 투어를 떠났다.

코스는 하얀 사막, 빨간 사막, 어촌, 요정의샘? 이란 곳이었다.

어제 밤에는 별이 별로 보이지 않았는데 하늘에 별이 진짜 많았다! 레토나같은 차를 타고 쏟아질 것 같은 별을 보며 달리는 그 낭만:>

낭만은 무슨...완전 추웠다. 추울 것 같아서 일부러 긴바지를 입고 나갔는데도 짱 추움. 바람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삼십분? 정도를 그렇게 차에서 이동하고 하얀 사막에 도착했다. ATV타라는 아저씨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사막으로 걸어갔다.

다른 사람들도 있을 줄 알았는데 내가 일등이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모래를 밟는 기분이 정말 째졌다. 

가장 어두운 시간은 해뜨기 직전이라고 했던가. 그 깜깜함을 뚫고 일출을 보기 위해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새벽 공기를 마시고, 별도 보고, 일출도 보고. 옛 추억이 많이 떠올랐다. 그 때는 매일 봐서 잘 몰랐는데 그 풍경이 그립다.

많던 별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사람들이 많아졌다. 날이 밝고 좀 지나니 해도 떴다. 해가 뜬 걸 보고 빨간 사막으로 이동!

아깐 춥더니 너무 덥다. 인간의 변덕은 참 심하다. 빨간 사막은 생각보다 안빨개서 놀랬다. 왜 레드라고 불르는지 잘 모르겠지만, 화이트보다 좀 작았다.

그리고 상인들이 많았다. 특히 썰매를 파는 사람들. 모래 위에서 장판을 타고 썰매를 타는데 재밌어보이기는 했다. 

나도 하고싶었지만 카메라때문에 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그리고는 fishing village라고 불리는 어촌으로 이동했다. 달리는 차에서 보는 바다가 죽여줬다. 제주도 해안도로처럼 바다를 따라 도로가 있었다.

어촌은 딱히 볼 건 없었다. 그냥 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짐작하고 간접적으로 볼 수 있었다. 

무이네에서 사람들이 많이 먹는 해산물이 대부분 여기서 바로 잡은거라고 했다. 사가라고 호객행위를 했지만 사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요정의 샘으로 이동했다. 왜 요정의 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개울가같은 곳이었다. 더운 날씨에 발을 담그고 산책하니 좋았다.

이렇게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 휴식을 취했다. 아침을 챙겨주셨는데 과일에 커피를 주셨다. 반미도 있긴 있는데 그건 돈을 조금 내야했다.

원래 커피를 안마시는데 향이 좋아서 마셨다. 그래서 밤에 잠을 못잤나보다. 

침대에서 오전을 다 보냈다. 잠을 잔것도 아닌데 뭐했나 모르겠다. 배가 고파져서 옆 집에 가서 또 볶음밥을 먹었다. 그리고 다음날 달랏으로 가는 버스를 예약하러 중심가 쪽으로 조금 걸어가기로 했다.

사실 꽤 많이 걸어가야 했다. 그래도 가는 길에 어제 갔던 쥬스가게가 있으니 마음에 위안을 삼고 걸어갔다. 무지하게 더웠지만 쥬스를 위해 참았다.

그런데! 쥬스집이 닫았다 뚜든. 카드게임하고 계셨는데...쫌 팔아주지... 절망스러운 소식을 안고 다시 여행사쪽으로 걸어갔다.

중간에 여행사가 있어서 버스 가격을 물어봤지만 생각보다 비싸서 그냥 인터넷에서 찾아본 곳으로 가기로 했다.

가다가 너무 목이 말라서 카페에 들려 망고쥬스를 먹었다. 가격은 좀 비쌌지만 그래도 맛있고 시원했다. 무이네는 카페가 정말 찾기 힘들었다. 가게가 정말 듬성듬성.

차라리 숙소랑 가까운 곳에서 예약할 걸 그랬나보다. 많이 걷긴 많이 걸었다. 그래도 택시비를 아껴서 기분은 좋았다.

7시 버스와 1시 버스가 있었는데 7시는 피곤할 것 같아서 1시 버스를 예약했다. 가격은 오천원?쯤 됐던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쥬스가게를 갔더니 감사하게도 나에게 과일쥬스를 마실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해주셨다.

과일쥬스 진짜 많이 먹는 것 같다. 한국 돌아가기 싫어진다. 진짜 너무 좋다. 근데 모기를 너무 많이 뜯겨서 돌아가야겠다.

1년 내내 모기에게 뜯기는건 너무 끔찍하다.

쥬스를 마시고 기분이 좋아져서 해변으로 걸어가기로 했다. 멋진 서양인들은 수영도 하고, 쟁반던지기도 하고, 책도 보고 각자의 시간을 보냈다.

일몰은 환상적이었다. 오늘은 일출과 일몰을 함께 경험한 날이다! 하루가 너무 길다. 빨리 돌아가서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해변에서 하모니카도 불고 나도 나름대로 여유를 즐겼다. 마음의 짐들을 여기에 다 놓고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이 짐들이 가끔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아주 가끔이지만.

숙소로 돌아와서는 또 밥을 먹으러 갔다. 옆 집으로. 내가 정말 많이 팔아준 것 같다. 도마뱀과 함께 식사를 했다. 아주 저렴한 가격에 잘 먹었다.

소화도 시킬겸 하모니카를 불면서 거리를 걸었다. 돌아가면 해야할 일들이 점점 쌓이고 있다. 하모니카 연습도 해야겠다. 우쿠렐레도 하면 좋겠다.

방으로 돌아와서 사진 정리를 하면서 업로드 할 사진을 추린다. 보정을 좀 하다가 때려쳤다. 보정은 내 스타일이 아닌가보다. 너무 귀찮고 지겹고 지친다.

무언가를 참 많이 한 것 같은 하루였다. 무이네의 마지막 밤이다. 바깥에는 오토바이 소리와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생생하다.


1. 부자


                                      2. 마지막까지 빛나던 별


3. 나


4. 분위기 깡패들


5. 해가 뜨고 나서


6. 드라이버


7. 달리는 짚차


8. 어머니


9. 삶의 현장


10. 아버지


11. 아들


12. 연인


13. 인연


14. 딸


15. 유쾌한 가족


16. 쾌남


17. 뒷태


18. 사진사


19. 원반 던지기 선수


20. 일몰 후


21. 바다로 떠나는 아저씨와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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